언제부터였을까.
그 마음에 대한 기억은 아득하기만 하다.
어쩌면 처음 본 순간부터였을지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체보다, 그것이 불러올지 모를 상처와 아픔에 대한 ‘거절 민감성’이 먼저 작동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존재가 비장애인에게 마음을 고백했을 때 따라올 여러 곤란함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는 한발 뒤로 껑충 물러서 ‘좋은 사람’의 범주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으로 안도하곤 했다.
그 편이 안전했으니까. 막연히 좋은 사람으로 곁에 머물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는 겨울 창문에 서리는 물방울처럼 그저 흐릿한 흔적만남길 뿐이었다.
그 ‘범주화’의 폭력성을 체감한 사건이 있었다.
젊음의 열기로 시끌벅적하던 MT의 밤.
한 여학우를 업어야 하는 게임의 순서가 돌아왔다.
등 앞에 쭈그리고 앉는 당연한 행위 뒤로, 날카로운 중얼거림이 날아와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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