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은퇴 아님)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나는 종종 내 삶이 닳고 닳은 타이어를 낀 자동차 같다고 생각했다. 매일 똑같은 길, 똑같은 홈을 따라 덜컹거리며 굴러가는 자동차. 창밖으로 새로운 풍경이 스쳐 지나갈 리 만무했다. 나는 그저 익숙한 진동과 소음 속에서 어제와 똑같은 하루의 회전수를 채워나갈 뿐이었다. 특히 나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새로움’이라는 단어는 때로 닿을 수 없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1. 닳아버린 일상의 트레드(Tread)
나의 아침은 늘 같은 소리로 시작했다. 7시 정각에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 침대에서 내려와 발바닥으로 바닥의 냉기를 느끼는 감각, 그리고 내 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깬 안내견 탱고가 꼬리로 바닥을 ‘툭, 툭’ 치는 소리.
산책길도 마찬가지였다. 현관문을 나서 왼쪽으로, 첫 번째 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공원을 한 바퀴. 탱고는 이 길의 모든 냄새와 굴곡을 외웠고, 나는 이 길의 모든 소리와 보도블록의 질감을 외웠다. 그것은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었지만, 더 이상 어떤 설렘도 주지 못했다. 내 인생의 타이어는 트레드가 모두 닳아버려, 더 이상 새로운 길을 움켜쥘 힘이 없는 것 같았다. 마음 한구석에는 ‘이직’이나 ‘새 출발’ 같은 단어가 맴돌았지만, 그건 마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아득하게만 들렸다.
2. 은퇴(Retirement)가 아니라, 리타이어(Re-Tire-ment)!
그러던 어느 날 오후, 나는 오디오북으로 한 은퇴한 직장인의 에세이를 ‘듣고’ 있었다. 그는 30년간 다닌 직장을 떠나며, 인생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리고 ‘정년퇴직(Retirement)’이라는 영어 단어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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