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내용: 3천만 원짜리 '고객(Fm)'이 분노하여 스피커를 날렸고, 그 순간 '망치' 차승목(G#)이 "어이쿠! '장님 전파사'!"를 외치며 난입했다.)
## 에피소드 9. 3천9백만 원짜리 '계약서'
1.
—콰아아앙!—
300만 원짜리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가 'F 마이너(Fm)' 파동을 싣고 차승목을 향해 날아갔다.
"팀장님!"
[소고기!]
탱고가 '소 한 마리'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샛노란 니트 차림으로 몸을 날리려던 순간.
"스톱, 탱고."
"네?"
김경훈의 차분한 목소리에, 탱고가 날아오는 스피커 앞에서 엉거주춤 멈췄다.
"팀장님! 저거 300만 원...!"
"쉿."
김경훈이 아이자켓 너머로, 차승목과 거울 속 '고객'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의 입꼬리가 이 황당한 상황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듯한, 특유의 '괴짜 석학'의 미소로 올라갔다.
"아이고, '환자 2호(차승목)'가 도착했잖아. '망치' 증후군 말기 환자야. 'G# 삑사리' 파동이 아주 심각해. '환자 1호(고객)'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觀察)하자고."
"환자요...?"
김경훈의 '관찰'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차승목은 김경훈을 무시하고 가짜 롤렉스를 찬 손목에서 붉은 잉크로 그린 부적을 꺼내 들었다.
"이 '상품'은 '축출'이다, 이 장님아! G-Shop의 '망치' 맛을 봐라!"
차승목이 '망치'의 '분노' 파동을 뿜어내며 부적을 거울에 던지려던 그 순간!
쾅—!
이번엔 반대쪽 문이 열렸다!
밖에서 대기하던 황 소장이 차승목의 'G# 삑사리' 목소리를 듣고 격분하여 난입한 것이다. 그녀의 화려한 금발 웨이브가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거울 속 '고객'이나 날아오는 스피커, 심지어 김경훈에게는 1%의 관심도 없었다.
그녀는 지미 추(Jimmy Choo) 힐을 '또각, 또각' 울리며, 오직 차승목을 향해 일직선으로 걸어갔다.
"어? 황 소장?"
차승목이 당황한 순간, 황 소장이 그의 베르사체(Versace) 셔츠 멱살을 움켜쥐었다.
"차승목 씨."
황 소장의 표정은 공포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 모든 비현실적인 소란이 자신의 3천만 원짜리 계약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극도의 '귀찮음'과 '짜증'이었다.
"저기 박살 난 스피커 300. 지금 날아다니는 저 스피커 300. 도합 600만 원."
그녀가 프라다(Prada) 백으로 계산서를 치듯 차승목의 가슴을 툭툭 쳤다.
"그리고 우리 김 팀장 '기본 조율비' 3천. 총 3천6백만 원짜리 현장인데, 지금... '영업 방해'하시는 거예요?"
"뭐, 뭐? 영업 방해?"
콰당탕!
그 사이 황 소장의 '극사실주의' 기세에 눌린 '고객'의 파동이 약해지면서 공중에 떠 있던 스피커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 났다. 300만 원이 추가로 증발했다.
황 소장이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아이폰(계산기)을 꺼내 숫자를 수정했다.
"정정. 3천9백만 원."
그녀가 까르띠에(Cartier) 시계를 만지작거리며, '극사실주의'의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할래요? 3천9백만 원 '손해배상' 청구서 받을래요?"
"......"
"아니면..."
황 소장이 그에게 프라다 백에서 꺼낸 '빈 계약서'(그냥 상가 임대차 계약서였다)를 내밀었다.
"이 '버그(Bug)' 현장... 당신 '망치'로는 어차피 해결 못 해. '정보 이용료' 1,500만 원. 깔끔하게 현찰로. 그럼 이 '3천9백만 원짜리 환자'는 우리 '김 주치의'가 조용히 '조율'하고, 당신은 '버그' 건에서 빠지는 걸로."
"버... 버그?! 1... 1,500...?"
차승목은 '상품(3,000)'과 '협박(1,500)', 그리고 '버그(Bug)' 사이에서 가짜 롤렉스를 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버그'가 뭔진 몰라도, '관리국'이라는 말에 완벽하게 낚인 것이다. (Ep.7 참조)
2.
이 모든 '극사실주의' 협박이 오가는 동안, 김경훈은 소파에 앉아(어느새) '블레이드'를 닦고 있었다.
그의 아이자켓 너머, 입꼬리가 황홀한 미소로 올라가 있었다.
"오호. 'G# 삑사리' 환자에게 '자본주의' 쇼크 요법이라. 아주 흥미로운 '임상'이군요."
그는 '고객(Fm)'과 '망치(G#)', 그리고 'CEO(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이 지독한 '불협화음'을, 마치 베토벤의 교향곡처럼 '관찰'하고 있었다.
'... 뭐야... 저것들... 지금... 뭐 하는 거야...?'
거울 속 '고객'마저, 스피커를 던진 분노는 잊고, 인간들이 벌이는 이 황당한 '돈거래'에 당황의 '파동'을 보내고 있었다.
"자, '망치' 환자님."
김경훈이 일어섰다.
"황 '간호사'와의 '상담'은 끝나셨습니까?"
"뭐, 뭐? 간호사?"
황 소장이 김경훈을 째려봤지만, 그는 '환자'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김경훈이 '블레이드'를 주사기처럼 고쳐 쥐었다.
"그럼, 1,500만 원짜리 '정보 이용료'를 내시든, 3,900만 원짜리 '손해배상'을 하시든 결정하시고... 'F 마이너' 환자님이 기다리시니, '진료'는 계속되어야겠습니다."
김경훈의 '블레이드'가 거울 속 '고객'을 향했다.
(에피소드 9.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