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5. '집게'와 '한우'의 상관관계 (혹은 '부가세')
1.
[황 보 부동산 컨설팅] 사무실.
'파동'이 찢어지고 있었다.
하나.
김경훈의 '멘탈 붕괴' 파동.
'스승'의 '교정지'가 촉발한 17살 '충주 기숙사' 시절의 'F 마이너(Fm)' 절망. 그의 모든 로로 피아나(Loro Piana) '결계'와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오디오'는 이 '가난'의 트라우마 앞에서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책상에 주저앉아, '교정지'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둘.
'팔공산 군왕(산신령)'의 'B(시)' 톤.
수천 년 묵은 '땅'과 '왕건'을 지킨 '팔공신'의 묵직한 '영역' 파동. '고려 장군'의 '두루마기'가 뿜어내는 '정적'이 사무실 전체를 짓눌렀다.
셋.
탱고의 'B 플랫 마이너(B♭m)' 공포.
책상 밑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채, '관리국'보다 상위의 '토종 신'과 '멘붕'에 빠진 '버그(김경훈)' 사이에서 '삭제'당할까 봐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불협화음'을 찢어발기는 단 하나의 '소리'.
C 메이저(C) 삑사리.
"아니, 그러니까 '건물주'님."
황 소장이 이 비현실적인 '파동'의 아수라장 속에서 유일하게 '현실'을 붙들고 있었다. 그녀는 샤넬(Chanel) 트위드 재킷을 입은 채,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팔공산 군왕'을 '진상 고객' 대하듯 대하고 있었다.
"월세로 '한우'랑 '샤넬 No.5'를 받으시는 건 좋은데... 그거 '세금계산서' 끊어주시는 거냐고요. 우리 이거 다 '비용 처리' 해야 하거든요? '부가세 10%' 포함이에요, 별도예요?"
"......"
'팔공산 군왕'의 묵직한 'B(시)' 톤이 '부가세'라는 지극히 속물적인 단어 앞에서 0.5초간 멈칫했다.
그는 수천 년간 '제사'는 받아봤어도, '부가세'가 포함된 '월세'는 처음이었다.
2.
바로 그 순간이었다.
'충주 기숙사'의 'F 마이너(Fm)' 절망 속에 빠져 있던 김경훈의 귀에, 황 소장의 'C 메이저 삑사리(부가세)'가 꽂혔다.
'...... 부가세?'
그의 JH 오디오(JH Audio) 커스텀 이어폰이 'Fm(멘붕)'과 'B(산신령)', 그리고 'C#(부가세)' 삑사리를 동시에 '청진'했다.
그의 '괴짜 의사' 뇌가 이 황당한 '불협화음'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나.
'스승'이 남긴 '교정지'.
'망치는 망치일 뿐. 조율사는 집게를 든다.'
둘.
'팔공산 군왕'의 요구.
"월세는 'A++ 한우 오마카세' 10인분(전우들 '제사용')이다."
셋.
황 소장의 요구.
"부가세 포함이에요?"
'집게'. '한우'. '부가세'.
"......!"
김경훈의 '멘탈 붕괴(Fm)'가 멎었다.
그의 아이자켓 너머, 입꼬리가 천천히... '4대 석학'의 '익살스러운' 미소로 돌아왔다.
'스승'은 그를 꾸짖으러 온 게 아니었다.
'교정지'는 '야단'이 아니라, 다음 '환자'를 위한 '처방전'이었다.
'조율사는 집게를 든다.' (Ep.11의 그 '고기 집게'가 맞았다!)
'산신령(팔공신)'은 '월세(한우)'를 원한다.
"아이고, '환자'님들."
김경훈이 'Fm'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일어섰다.
그의 로로 피아나 '결계'가 다시 'A-440Hz'의 '표준음'을 되찾았다.
"황 '간호사'님. '부가세' 상담은 잠시 미루시죠. 이 '건물주'님은... '월세'가 아니라 '컨설팅'이 필요하십니다."
"뭐? 3억 날아갔는데 '무료 컨설팅' 해주게?"
"아니요."
김경훈이 '팔공산 군왕'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벨루티(Berluti) 구두가 '또각' 맑은 소리를 냈다.
"먼저, 늦었지만 '진료비'부터 내겠습니다."
그가 에르메스(Hermès) 실크 지갑에서 3만 원을 꺼내, '산신령' 앞의 호랑이에게 내밀었다.
(Ep.11에서 '고기 굽는 귀신'에게 청구했던 그 3만 원이었다.)
"이건...?"
'팔공산 군왕'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먹은 '한우(Ep.11)' 값입니다. 장군님의 '전우(고기 굽는 귀신)'께서 구워주셨더군요. '집게' 솜씨가 일품이었습니다."
3.
'팔공산 군왕'의 묵직한 'B(시)' 파동이 놀라움으로 흔들렸다.
자신의 '전우(고객)'를 '조율'한 것도 모자라, '진료비(제사상)'를 낸다고?
[티, 팀장님... 그, 그분... '팔공산 군왕'...]
책상 밑에서 탱고가 기어 나왔다.
"알고 있다, 탱고. '신숭겸 장군'이시거나, 혹은 '팔공신'의 '화음(化身)'이시겠지."
김경훈이 '산신령'을 향해 '4대 석학'의 미소를 지었다.
"장군님. '월세(한우/샤넬)'는 푼돈입니다."
"......"
"장군님의 '전우(고객)'들이 제 '버그(A-440Hz)' 때문에 '저승 관리국(탱고)'으로 '이민' 가서 '영업 손실'이 크시다고요?"
'산신령'이 으르렁거렸다.
"그렇다면, '월세'를 받을 게 아니라, '컨설팅 비용'을 받으셔야죠."
"......'컨설팅'?"
"네."
김경훈이 '각성'한 '태평요술'의 '조화' 파동을 내보내며, 샛노란 니트 차림의 탱고를 가리켰다.
"저 녀석. '저승 관리국' 소속, '이탈 영혼 관리과' 직원입니다. '중앙 정부' 놈들이죠. 장군님 같은 '토지주'들께 허락도 없이 '영혼'을 빼가고 있습니다."
[티, 팀장님! 그거 아니... (맞나?)]
탱고가 혼란에 빠졌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김경훈이 '스승'의 '교정지(집게)'를 '계약서'처럼 내밀었다.
"제가 이 '버그(태평요술)'로 장군님의 '전우(고객)'들을 '조율'하겠습니다. 그리고 '관리국(탱고)'으로 안전하게 '이민'을 보내 드리죠."
"그 대가로, "
김경훈이 황 소장을 가리켰다.
"황 '간호사'님이... '저승 관리국'을 상대로 '영혼 송출 컨설팅 비용'을 청구할 겁니다. '영혼' 1명당... 3만 원씩."
"뭐?! 3만 원?!"
황 소장이 'Fm'에 빠졌던 김경훈이 'C 메이저'의 '비즈니스'로 돌아오자 경악했다.
"야! 김 팀장! '저승'에 청구하는 건데 3만 원이 뭐야! 최소 3백은..."
"황 보."
김경훈이 '괴짜 의사'처럼 웃었다. "박리다매(薄利多賣)입니다."
'팔공산 군왕(신숭겸)'은 이 황당한 '버그'의 제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의 '전우'들을 '조율'해서 '저승'에 '돈'을 받고 팔아넘기겠다고?
"... 재미있군."
'산신령'의 묵직한 'B(시)' 파동이 '분노'에서 '흥미'로 바뀌었다.
"네놈. '버그'가 아니라... '장사치'였어."
"4대 석학입니다."
김경훈이 황 소장을 향해 말했다.
"자, 황 '간호사'님. '건물주(산신령)'님과 '계약서' 쓸까요? 물론, '부가세'는..."
김경훈이 '산신령'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저승 관리국(탱고)'에 청구하는 걸로."
(에피소드 15.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