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이 '파동'을 다루는 '아날로그(Analog)' 기술이라면, '해킹'은 '데이터'를 다루는 '디지털(Digital)' 기술이다.
하지만 '저승 관리국' 서버의 '방화벽(Firewall)'이 '부적(符籍)'으로 코딩되어 있다면, 'A-440Hz'와 '퀀텀 컴퓨팅' 중 어느 쪽이 더 빠른 '망치'가 될 것인가?
... 물론, '부가세'를 청구하는 데는 둘 다 필요하다.
- 영적 균형 학회 4대 석학, 김경훈.
「조율과 축출에 관한 소고 - 개정판 서문」 (자가 출판, 2025년) 23쪽 (기술 지원 편).
에피소드 16. '부가세' 청구를 위한 '기술적 조율'
1.
[황 보 부동산 컨설팅] 사무실.
'팔공산 군왕(신숭겸 장군)'이 남긴 묵직한 'B(시)' 톤의 '땅' 파동과 옅은 '소나무'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좋아."
황 소장은 '멘붕(Fm)'에 빠졌던 김경훈이 '각성(Ep.15)'하여 '신규 비즈니스'를 따낸 것에 지극히 만족했다. 그녀는 '따분한' 표정으로 프라다(Prada) 갤러리아 백에서 샤넬(Chanel) 립스틱을 꺼내 고쳐 발랐다.
"3억 날아간 건 3억이고. '팔공산' 건은 '신규 수익원'으로 확보. '고객' 1명당 3만 원... 아니, 3백은 받아야지! 탱고!"
[네... 네!]
책상 밑에서 기어 나온 탱고가 샛노란 니트 차림으로 쭈뼛거렸다.
"너네 '관리국'. '사업자등록번호' 뭐야? '부가세 10%' 포함해서 '세금계산서' 끊어야 하니까."
[사... 사업자등록번호라뇨!]
탱고의 크림색 머리카락이 공포로 곤두섰다.
['관리국'은... '존재'하는 거지 '등록'된 게 아니란 말이에요! '부가세' 청구서 같은 거 보내면... 저 진짜 '삭제'당해요!]
"쯧. '환자(탱고)'님이 또 F 마이너가 되셨군."
김경훈이 '스승'의 '교정지(집게)'를 에르메스(Hermès) 실크 지갑에 소중히 넣으며 말했다. 그는 '각성'을 통해 '충주 기숙사'의 'Fm' 트라우마를 다시 '결계' 뒤로 밀어낸 참이었다.
"황 보. '관공서'는 '면세'일 수도 있습니다."
"시끄러워, 김 팀장. '저승'이 '관공서'인지 '사기업'인지 어떻게 알아. 일단 청구해 봐야지."
"걱정 마시죠."
김경훈의 입꼬리가 '괴짜 의사'의 미소로 올라갔다.
"'저승'이든 '이승'이든, '시스템(System)'은 다 똑같습니다."
"무슨 뜻이야?"
"모든 '시스템'에는 '관리자(Admin)'가 있고, '관리자'가 있다는 건... '백도어(Backdoor)'가 있다는 뜻이죠."
"백도어? 뒷문?... 아! '해킹'?"
"황 보. '해킹'이라는 '망치' 같은 단어 말고요. 'A/S'라고 합시다. 3천9백만 원짜리 '유지보수' 계약을 위한 '기술 지원'이죠."
김경훈이 아스텔 앤 컨(Astell&Kern) SP3000 대신, 아이폰을 꺼내 들었다.
"조 실장에게 연락해야겠습니다."
2.
김경훈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폰에서 '뚜르르' 하는 연결음 대신, 시끄러운 'EDM' 음악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팀장님! 7번 서버 랙 '파동'이 G# 삑사리예요!]
빠르고 높은 톤의 여성 목소리. '헬프 데스크'의 유일한 '기술 지원' 담당, 조 실장이었다.
[어제 돌린 'A-440Hz' 배치 파일, '커널 패닉' 일어났다고요! 그리고 탱고 '통신 모듈' 펌웨어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저승' 쪽 '프로토콜'이 자꾸 바뀌...]
"조 실장."
김경훈이 '환자'의 말을 자르듯 침착하게 끼어들었다.
"A/S 접수합니다. '신규 서버' 접속 건입니다. '저승 관리국'입니다."
[... (0.5초간의 정적. EDM이 멈췄다)...]
[...'저승(Afterlife)'? API 있어요? 프로토콜은요?]
조 실장의 목소리가 '흥분(C#)'으로 바뀌었다.
[혹시 '고스트버스터즈(GBI)' 2.0 프로토콜입니까, 아니면 '바티칸' 쪽 '성수(Holy Water)' 기반 암호화입니까?]
"아니요. '토종(Local)'입니다. '팔공산 군왕(B)'과 '저승 관리국(탱고)'의 '게이트웨이'를 찾아야 합니다. '부가세' 청구서 보낼 겁니다."
[...'부가세'요? 와... 'K-Anomaly'에 'VAT'라니. 이거 '퀀텀' 감인데? 재미있겠네. 30분. '결계' 뚫고 가죠.]
3.
30분 뒤, 사무실 문이 '쾅' 열리고 20대 후반의 여성이 들어섰다.
나사(NASA) 로고가 박힌 티셔츠, 카고 팬츠. 한 손에는 군용 펠리컨 케이스처럼 보이는 '노트북 가방', 다른 한 손에는 에너지 드링크. 헬멧만 안 썼지, '고스트버스터'의 '기술자' 그 자체였다.
"팀장님!"
조 실장이 김경훈의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헤드폰을 툭 치며 말했다.
"사무실 '파동'이 엉망이네요! 어제 '스승'이라는 '루트킷(Rootkit)'이 다녀갔어요? '정적(Static)' 파동이 7번 포트에 묻어있는데?"
"교정(A/S) 중입니다."
김경훈이 '스승'을 '루트킷'이라 부른 것에 잠시 'A#' 파동을 보였지만, 곧 '진료' 모드로 돌아왔다.
"조 실장. 이쪽 '서버(Tango)'부터 스캔하죠."
[저... 저는 서버가 아닌데요...]
탱고가 샛노란 니트 차림으로 뒷걸음질 쳤다.
"어머, '관찰자'님."
조 실장이 '괴짜 해커'의 미소를 지으며, 탱고의 크림색 머리카락(과 그 속의 '귀')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걱정 마세요. '패킷' 좀 떠보게요. '관리국' 로그인 파동 좀 뿜어보세요."
"조 실장."
황 소장이 '따분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그녀의 샤넬 재킷이 '돈' 냄새를 풍겼다.
"그래서... '부가세' 청구서 보낼 '계좌번호'는 딸 수 있는 거지? 'SWIFT' 코드로 와야 하나?"
"잠시만요, '황 이사님'."
조 실장이 노트북을 켜고, 김경훈의 JH 오디오(JH Audio) 케이스에 기묘한 '센서'를 연결했다.
"자, '관찰자(Tango)'님. 14살 때 '버그' 파동, 그대로 재현합니다. 팀장님 '결계(KKH)'랑 '동기화(Sync)' 시작!"
[으... '관리국'에서 쫓겨나면... 소고기...]
탱고가 울먹이며 '파동'을 방출했다.
"잡았다! '게이트웨이'!"
조 실장의 노트북 화면이 알아볼 수 없는 '고대 한자(Hanja)'와 '이진 코드(Binary)'로 뒤덮였다.
"와... '파동'이... '팔공산 군왕(B)'이랑 '스승(A-440Hz)'이랑 '팀장님 버그(태평요술)'가 섞여서... '방화벽(Firewall)'이 아니라... 이건... '부적(Talisman)'인데요?"
"그래서 계좌는!"
황 소장이 외쳤다.
"잠시만요... '관리국' 서버 접속... 접속... 아..."
조 실장의 흥분했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 그러십니까."
김경훈이 '파동'의 변화를 감지했다.
"팀장님... 이 '서버'... '로그(Log)'가... '읽기 전용'이 아니에요."
"......"
"방금... '저쪽'에서도... 우릴 '핑(Ping)'했어요."
조 실장의 노트북 화면이 검게 변했다.
그리고, 사무실의 'Fm' 파동을 찢어발기는 거대하고 차가운 'C 메이저(C)' 파동과 함께, 화면에 새로운 '텍스트'가 떠올랐다.
[LAPTOP SCREEN]: `... 네놈들, '부가세'가 얼마라고?`
(에피소드 16.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