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Order)'와 '혼돈(Chaos)'은 '조율'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A-440Hz(기준음)'와 'G# 삑사리(불협화음)'의 상위 개념인, 'OS' 그 자체의 충돌이다.
'4대 석학'은 이 충돌을 '관찰'한다.
그리고 '황 보 부동산'은... 이 충돌에 '견적서'를 발행한다.
- 영적 균형 학회 4대 석학, 김경훈.
「조율과 축출에 관한 소고 - 개정판 서문」 (자가 출판, 2025년) 25쪽 (차원 간 분쟁 중재 편).
에피소드 18. '부가세(VAT)'와 '제천대성(Chaos)'의 불협화음
1.
끝없이 펼쳐진, 차가운 흑요석(Obsidian)으로 만들어진 '서버 룸'.
'영혼'들이 '데이터 패킷'이 되어 흐르는 '저승 관리국'의 '본사'였다.
김경훈, 황 소장, 탱고, 조 실장은 '소환'된 피고석에 서 있었다.
거대한 '재판석'의 '관리자'는 '저승사자'의 도포가 아닌, 완벽한 브리오니(Brioni) 블랙 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를 꺼내 '탁' 소리 나게 열었다. '영혼'의 '시간'을 재는 소리였다.
[LAPTOP SCREEN]이 아닌,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 '부가세 10%'... 청구서 원본, 이쪽으로 제출하시죠."
"......"
조 실장은 자신의 '퀀텀' 노트북이 '저승 와이파이'를 잡지 못해 패닉에 빠졌다.
[히잉...]
탱고는 '개' 폼 그대로 황 소장의 힐 옆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 (그의 목에는 '소환'되면서 데이터가 실체화된 에르메스(Hermès) 하네스가 채워져 있었다.)
"아이고, '환자'님. '청진'도 전에 '청구서'부터 찾으시네."
김경훈만이 아이자켓을 쓴 채, 이 완벽한 'C 메이저' 파동의 '서버 룸'을 자신의 이어폰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잠깐."
황 소장이 '관리자'의 '신적 파동'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따분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섰다.
"부가세는 10% 맞습니다, '관리자'님."
그녀가 서류 가방을 '탁' 소리 나게 열었다.
"그런데 청구서 원본을 제출하기 전에, '영혼 송출 컨설팅'에 대한 '독점 계약' 조건부터 협의해야죠. '팔공산 군왕'님께는 저희가 '영업권'을 확보했거든요."
그녀는 '신(God)'을 상대로 '중간 마진'을 떼려고 '역협상'을 시도했다.
'관리자'의 'C 메이저' 파동이 'B 플랫 마이너(B♭m)'로 반음 떨어졌다.
그의 시선이 김경훈에게 향했다.
"'버그(Bug)'."
'관리자'가 말했다.
"네놈의 '존재(태평요술)' 자체가 '시스템 오류'다. '지역 서버(산신령)'와의 '불법 계약', '관리국' 서버 '해킹(조 실장)', 그리고... '부가세'?"
'관리자'가 파텍 필립 시계를 닫았다. '영업 종료' 선언이었다.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 '버그' 및 '관련 파동' 전원..."
'관리자'가 '삭제(Delete)'를 선언하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2.
—삐이이이이이이익!!—
'서버 룸'의 완벽한 'C 메이저' 파동을 찢어발기는 끔찍한 'G# 삑사리'가 울려 퍼졌다!
'망치(차승목)'의 'G#'이 아니었다.
그것은... 유쾌하고, 강력하며, 모든 '질서'를 비웃는 '혼돈(Chaos)'의 '삑사리'였다.
김경훈의 이어폰이 경고음을 냈다.
"이... 이 파동은... 'A-440Hz'가 아니야... '스승'의 '정적'도 아니야... 이건...!"
"누구냐!"
'관리자'가 브리오니 슈트 차림으로 경악하며 일어섰다.
콰-쾅!
'저승 관리국'의 '방화벽(부적)'으로 코딩된 흑요석 벽이 'G# 삑사리'와 함께 박살이 났다!
"어... 어..."
조 실장의 노트북 화면이 '관리자'의 '핑(Ping)'이 아닌, 새로운 '코드'로 뒤덮였다.
[LAPTOP SCREEN]: `... 시시해! 이 '서버', 방화벽이 너무 시시하다고!`
[LAPTOP SCREEN]: `'염라대왕'은 아직도 이런 구닥다리 '보안'을 쓰는 거야?`
"이... 이 파동은... '코드: 혼돈'...! '제천...!"
'관리자'가 '삭제' 버튼을 누르려던 손을 멈추고 경악했다.
흑요석 파편 속에서 '존재'가 걸어 나왔다.
'신(God)'의 위엄이 아니었다. '괴(Monster)'의 광기였다.
온몸에 황금 털이 빛나고, 머리에는 '봉인(긴고아)'이 박혀 있으며, '여의금고봉'을 어깨에 둘러멘 '원숭이'.
'투전승불(鬪戰勝佛)'이자, '제천대성(齊天大聖)'이었다.
3.
"크하하! 이게 웬 난리야!"
제천대성이 '서버 룸'을 둘러보며 '여의금고봉'으로 바닥을 '쿵' 찧었다. 'C 메이저' 파동이 깨졌다.
"어디서 '재미있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관리자(염라대왕 비서)'가 '청문회'를 열었잖아! 시시하게!"
그가 '관리자'를 무시하고, '피고석'에 있는 네 사람을 훑어봤다.
"어디 보자... '관찰자(탱고)' 한 마리... '해커(조 실장)' 한 명... '돈벌레(황 소장)' 한 명..."
제천대성의 시선이 김경훈에게 멈췄다.
그가 김경훈의 '파동' 냄새를 맡았다.
"...... 호오."
제천대성이 '관리자'의 'C 메이저' 파동과, 김경훈의 '멘붕(Fm)' 파동,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A-440Hz(스승)'와 '원본 코드(태평요술)'를 동시에 '들었다'.
그가 'G# 삑사리' 가득한 미소로 이빨을 드러냈다.
"'질서(관리국)'도 아니고... '정적(스승)'도 아니고... 그렇다고 '혼돈(나)'도 아니야..."
그가 김경훈의 로로 피아나 코트 냄새를 맡았다.
"비싼 '결계'로 '원본(태평요술)'을 덮어놨잖아! 크하하! 이거 '불량품'이냐! '버그'냐!"
"......"
김경훈은 '관리자'에 이어 '제천대성'까지 등판하자, '충주 기숙사'의 'Fm' 트라우마 속에서 '4대 석학'의 자존심을 간신히 붙들고 있었다.
"이봐, '관리자(장부쟁이)'!"
제천대성이 파텍 필립을 든 '관리자'에게 '여의금고봉'을 겨누었다.
"이 '청문회', 지루하니까 취소해."
"......'제천대성'. 이것은 '옥황상제(HQ)'의..."
"시끄러워! '옥황상제'한테는 내가 '부가세' 낸다고 전해!"
제천대성이 'Fm' 파동에 빠진 김경훈을 '여의금고봉' 끝으로 툭 쳤다.
"이 '버그(김경훈)'... 재미있잖아. '태평요술'을 '다운'받아놓고 '부가세'를 청구하다니! 크하하!"
"이 '장난감', 내가 가져간다."
제천대성이 '소환'을 풀고, 헬프 데스크 팀 전체를 '이승'으로 '강제 송환'시키려던 순간.
'관리자'가 '파텍 필립'을 닫았다.
"안 된다, '투전승불'."
'관리자'의 'C 메이저' 파동이 'G#(분노)'로 바뀌었다.
"그 '버그(태평요술)'는 '관리국'의 '자산'이다. '부가세'는... '삭감'해 주지."
"하! '자산'? 그럼 '협상'은 결렬이네!"
'저승 관리국 본사' 한복판에서.
'질서(관리자)'와 '혼돈(제천대성)'이 '4대 석학' 김경훈이라는 '버그'의 '소유권'을 두고 격돌했다.
(에피소드 18.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