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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ellP Desk

헬프 데스크 Ep.23

by 김경훈


에피소드 23. 'F 마이너(Fm)' 절망과 'G#(G-Sharp)' 바이러스



1.


10여 년 만에 돌아온 '충주'.

공기 중에 밴 눅눅한 '곰팡이' 냄새와, 17살의 '파산'과 '결핍'의 기억이 응축된 'F 마이너 절망'의 파동이, 김경훈의 로로 피아나 '결계'를 뚫고 들어왔다.


그의 아스텔 앤 컨 플레이어는 꺼져 있었다.

그의 '결계'가 17살의 그 '절망'에 흔들렸다. 그는 '소음의 홍수'가 두려웠다.


그때, 낡은 기숙사 건물 안에서, '스승'의 '정적'이 아닌, 낯선 '파동'이 들려왔다.


'... 누구... 세요...?'


'F 마이너' 절망이 아니었다.

'C#(호기심)' 파동.

기숙사 건물 안에, '고객'이 있었다.


김경훈이 선글라스를 고쳐 썼다.

그의 'F 마이너' 파동이, 새로운 'A#(각오)'의 파동과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의 입꼬리가, '4대 석학'의 '괴짜 의사' 미소로 돌아왔다.


"아이고, '환자'님이 계셨네."

김경훈이 에르메스 지갑에서 '블레이드' 대신, '스승'의 '교정지(집게)'를 꺼내 들었다.

"'4대 석학'의 '왕진'입니다. '진료' 시작..."


따르르르르릉!


그의 '각성' 시도는 주머니 속 아이폰의 요란한 벨소리에 의해 무참히 깨졌다.

'헬프 데스크'의 '보안 회선'. 조 실장이었다.



2.


김경훈의 '각성(A#)'이 'G#(짜증)'으로 바뀌었다. '진료'를 방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다.


"조 실장. 지금 '왕진' 중입니다. 'F 마이너 환자'가..."


[팀장님! '왕진'이고 나발이고! 큰일 났어요!]

스피커 너머로, 조 실장의 '파동'이 'G#(패닉)'으로 찢어지고 있었다. EDM 소리도, 기계음도 아닌, 순수한 '공포'의 '삑사리'였다.

[팀장님! '저승'에서 '해킹'만 당한 게 아니에요! 제 노트북에... '악성 코드'가 심어졌어요!]


"악성 코드?"

김경훈이 '충주'의 '환자' 앞에서 멈춰 섰다.

"조 실장. '방화벽' 뚫렸습니까. 'G# 삑사리' 파동... '망치(차승목)' 짓입니까?"


[아니요! 그 'G# 삑사리'가 아니에요!]

조 실장의 목소리가 울먹임으로 변했다.

[그... '제천대성(혼돈)'... 'G# 삑사리'...! '혼돈'의 '바이러스'예요!]


"......!"


[사무실의 'C 메이저' 파동이 전부 'G#'으로 '변조'되고 있어요! 황 이사님 '프라다' 가방이 '고장 난' 것처럼 보여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제 'GBI(고스트버스터즈)' 서버가... '역해킹'당하고 있어요!]

조 실장이 'G#' 파동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중 첩자'의 '본체'를 드러낼 뻔했다.


"진정."

김경훈이 차갑게 말했다.


"팀장님! 이건 '진정'이 문제가 아니..."


"조 실장."

김경훈의 '파동'이 '스승'의 '정적'처럼 낮게 깔렸다.

"당신. 'G#' 삑사리... '연기'하고 있잖아."


[... 네?]

스피커 너머로, 조 실장의 'G#(패닉)' 파동이 0.1초간 'B(당황)'로 바뀌었다가 이내 싸늘한 '정적'으로 바뀌었다.


김경훈의 '촉감'은 로로 피아나에, '청각'은 JH 오디오에 '결계'를 쳤지만, 그의 'F 마이너(절망)' 트라우마는 '파동' 그 자체에 극도로 민감했다. 17살, '소음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진짜' 절망과 '가짜' 소음을 구분하는 '절대음감'을 익혔다.


"황 소장의 'C#(부가세)' 삑사리, '관리자'의 'G#(분노)' 삑사리, 그리고 '제천대성'의 'G#(혼돈)' 삑사리..."

김경훈이 '괴짜 의사'처럼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조 실장, 당신의 지금 'G#(공포)' 삑사리."

그가 오클리 선글라스 너머로 '충주'의 어둠을 '바라보았다'.


"모두 '파동'이 다르군요. 당신의 'G#'은... '기쁨(Joy)'의 '파동'입니다."


[......!]

스피커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


"'제천대성'의 '혼돈 바이러스'를 '샘플링(Sampling)'해서... 기쁜 거 아닙니까. 'GBI' 본사에 '보고'할 '특종'을 잡아서."


조 실장의 '이중 첩자' 정체가 김경훈의 '절대음감' 트라우마에 의해 '조율'당한 순간이었다.



(에피소드 23.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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