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4. '집게'의 각성 (The Art of Extraction)
1.
... [팀장님! 'GBI' 서버가 '역해킹'당하고 있어요!]
아이폰 스피커 너머로, 조 실장의 'G#(패닉)' 삑사리가 17살의 그 'F 마이너 절망'의 공기를 찢었다.
김경훈은 '충주'의 낡은 기숙사 건물 입구에 서 있었다. 그의 벨루티 구두 끝이 '파산'의 기억처럼 바스러지는 콘크리트 바닥을 짚고 있었다.
"......"
그는 조 실장의 'G# 삑사리'를 '청진'했다.
그의 JH 오디오 커스텀 이어폰은 꺼져 있었지만, '버그(태평요술)'로 인해 '절대음감'이 된 그의 귀는 '파동'의 '진실'을 들었다.
'G# 삑사리'는 맞았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가 아니었다. '제천대성'의 '혼돈 바이러스'라는 '희귀 샘플'을 '채집'한 '스파이'의 'G#(기쁨)' 파동이었다.
"조 실장."
김경훈의 목소리가 '스승'의 '정적'처럼 낮게 깔렸다.
"당신 'G#'... '파동'이 '기뻐'하고 있잖아."
[... 네?]
스피커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
"아이고, '환자'님이 또 계셨네."
김경훈의 입꼬리가 '괴짜 의사'의 미소로 올라갔다.
"'GBI(고스트버스터즈)'와의 '부가세' 협상은... 황 보에게 맡기죠."
김경훈은 '스파이'의 '정체'를 확인한 것만으로 '진료'를 끝내고, 통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4대 석학' 자존심은 '글로벌 첩보전' 따위엔 관심 없었다.
그는 지금, '스파이'보다 더 근원적인 '환자'를 마주하고 있었다.
"......"
그는 17살의 그 'F 마이너 절망'이 응축된 기숙사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의 로로 피아나 '결계'가 '결핍의 기억'과 '곰팡이' 냄새에 흔들렸다.
그의 '각성'을 방해하는 'F 마이너' 파동.
그리고 그 '절망'의 파동 속에서 낡은 2층 창문을 통해 'C#(호기심)' 파동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 누구... 세요...?'
기숙사 안에 '환자(고객)'가 있었다.
'스승'이 떠난 후, 이 '절망'의 땅에 새로 묶인 '지박령'이었다.
2.
김경훈이 기숙사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 침묵'의 에르메스 가죽 시트와는 비교도 안 되는 17살의 그 'F 마이너 절망'이 발바닥을 통해 올라왔다.
복도는 눅눅했다.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에 널려 있었다. 김경훈이 '튜닝 로드(흰 지팡이)'로 바닥을 '탁' 짚었다. '퍽'. '파동'이 울리지 않고, '절망'의 '먼지' 속으로 흡수되었다.
그의 아스텔 앤 컨 플레이어는 꺼져 있었다.
JH 오디오 이어폰도, 마크 레빈슨 앰프도 없었다.
그의 '결계(럭셔리)'는 이 '근원'의 '파동' 앞에서 무력했다.
'... 배고파... 배고파...('아귀')'
'... 억울해... 억울해...('지박령')'
'... 추워... 추워...('물귀신')'
"......!"
'A-440Hz(방패)'를 내려놓자, 17살의 그 '소음의 홍수'가 다시 쏟아져 들어왔다.
김경훈의 'F 마이너' 트라우마가 '버그(태평요술)'의 '원본 코드'를 자극했다.
수백 개의 '불협화음'이 그의 뇌를 찢어발겼다.
그가 '파산'의 기억에 무너져, 복도 벽을 짚고 무릎을 꿇으려던 순간.
'... 저기요... 괜찮으세요...?'
2층에서 'F 마이너'가 아닌, 맑은 'C#(호기심)' 파동이 들려왔다.
'충주'의 '환자'였다.
'환자'가 '의사'를 걱정하고 있었다.
"...... 하."
김경훈이 피식 웃었다.
"'4대 석학'의 '왕진'이... '환자'에게 '진료'를 받을 뻔했군."
그는 주머니에서 에르메스 지갑을 꺼냈다.
'블레이드(소리굽쇠)'가 아니었다.
'스승'이 남기고 간 '교정지'.
'망치는 망치일 뿐. 조율사는 집게를 든다.'
"그래... '스승'님."
김경훈이 '교정지'를 쥐었다.
"'방패(A-440Hz)'는 '소음'을 덮을 뿐, '치료'가 아니었어."
3.
김경훈이 2층으로 올라갔다. 'C#' 파동의 근원지. 17살의 그가 썼던 '6인실'이었다.
문이 열려 있었다.
달빛이 깨진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10여 년 전 자신이 누워있던 그 침대 위에, '반투명한' 여학생이 앉아 있었다.
'환자(고객)'였다.
'... 어떻게... 여기까지... 당신도... '들려요'?'
여학생('C# 환자')이 '소음의 홍수' 속에서 고통받는 김경훈을 '알아보았다'.
"아니요."
김경훈이 '소음'을 견디며 대답했다.
"'듣는' 게 아니라, '조율'하러 왔습니다."
그는 '블레이드'를 꺼내지 않았다.
그는 'A-440Hz(방패)'로 'F 마이너' 소음을 덮어씌우는 대신,
'스승'의 '집게'를 사용하기로 했다.
'태평요술'의 '원본 코드'.
'소음의 홍수' 속에서 '진짜 환자'의 '근원 파동'만을 '집어내는(Extract)' 기술.
"......"
김경훈이 17살의 'F 마이너 절망' 한복판에 섰다. '결계'도, '방패'도 없이.
'아귀'의 'Fm'과 '지박령'의 'G#'이 그의 '버그'를 찢어발겼다.
"아... 윽..."
'... 괜찮으세요...? 저 때문에...!'
"아니요."
김경훈이 '소음' 속에서 '환자'의 'C#' 파동만을 향해 '집게'를 뻗었다.
그의 '4대 석학' 페르소나가 무너지고, 17살의 '맹인 소년'이 '환자'를 '청진'했다.
"당신... 'F 마이너(절망)'가 아니야."
김경훈이 '환자'의 '근원'을 '들었다'.
"당신은... 'C#(호기심)'이야. 10년 전에... 날 '기다렸어'."
'... 네? 당신을...?'
"그래. 10년 전, 내가 '소음'에 미쳐가던 시절. '버그'를 가진 '맹인 소년'의 '소문'을 들었군. '죽은 자'와 '대화'하는 소년."
김경훈이 '환자'의 '근원(파동)'을 '집어냈다'.
"당신... 'F 마이너'로 죽었지만, '소문(C#)' 때문에 '지박령'이 됐어. '스승'이 날 데려간 뒤에... 날 '관찰'하려고."
'... 아... 아...!'
'환자'의 'C#' 파동이 'A(깨달음)'로 '조율'되었다.
'소음의 홍수'가 멎었다.
김경훈이 '태평요술'의 '원본 코드'를 '각성'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A-440Hz(방패)' 없이 17살의 'F 마이너 절망'을 '맨몸'으로 견뎌내며,
'환자'의 '파동'을 '집게'로 '집어낸' 것뿐이었다.
'F 마이너' 파동이 사라졌다.
'충주'의 '환자'가 '조율'되었다.
김경훈이 땀으로 젖은 에르메스 셔츠를 바로잡았다.
그의 '럭셔리 결계'는 'F 마이너 절망'에 흠뻑 젖었지만, 그는 '각성'했다.
"휴."
김경훈이 오클리 선글라스를 고쳐 썼다.
"이게... '집게'로군요, 스승님."
그가 '충주'의 'F 마이너' 파동을 '조율'하고, 사무실로 돌아가기 위해 '검은 침묵'에 오르려던 순간.
—(진동)—
아이폰이 울렸다.
'스파이(조 실장)'가 아니었다.
'황 소장'이었다.
그녀의 '파동'은... 'C#(부가세)'가 아니라, 'G#(패닉)'이었다.
"김 팀장! 빨리 와! '충주'고 나발이고! '용신도령 박 PD'라는 'G# 삑사리'가... '라이브 방송' 켜고... 우리 사무실 쳐들어왔어!"
(에피소드 24.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