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의 발생과 성장 4편
19세기말, '도서관학(Library Science)'은 '책'을 중심으로 한 '인간'과 '서비스'의 학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세기 중반, '정보학(Information Science)'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와 '시스템'의 학문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1~3편 참고)
처음에는 이 두 분야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듯 보였습니다. 도서관학은 정보학을 "인간적인 맥락은 무시한 채 기술만능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보학은 도서관학을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낡은 학문"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와 70년대를 지나며, 두 학문은 서로가 없이는 '정보 문제'라는 거대한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정보학의 한계: 아무리 뛰어난 검색 시스템(Information Retrieval)을 만들어도, '사람들(이용자)'이 왜, 언제, 어떻게 정보를 찾는지(정보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기술에 불과했습니다.
도서관학의 한계: 아무리 숭고한 서비스 철학이 있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의 '양'과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실현 불가능한 이상에 불과했습니다.
'인간'과 '시스템'의 역사적 통합
이 지점에서 역사적인 '통합'이 일어납니다. '도서관학'이 가진 '이용자 중심 철학'과 '정보학'이 가진 '기술적 방법론'이 결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 세계의 'Library School'들은 이 흐름을 받아들여 학과의 이름을 'School of 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 (SLIS)', 즉 '문헌정보학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문헌정보학(LIS)'의 탄생은 단순한 이름의 변경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정체성이 '도서관'이라는 '기관'에 한정되지 않으며, '정보' 그 자체와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모든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로써 '정보'를 '인간'의 관점에서 다루고, '시스템'을 '서비스'의 도구로 활용하는 통합된 학문으로서의 '문헌정보학'이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