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탱고와 함께 걷는 캠퍼스의 산책길은 익숙하고 정겨운 소리들로 채워진다.
학생들의 웃음소리, 강의실에서 퍼져 나오는 교수의 목소리, 그리고 평범한 자동차의 엔진음까지.
이 모든 배경음은 학문의 전당이라는 공간에 어울리는 차분한 일상의 리듬을 구성한다.
그런데 오늘, 사회과학대 앞 건널목에서 이 조용한 풍경을 산산이 깨뜨리는 하나의 비일상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보통의 차량이 내는 부드러운 엔진음이 아니었다.
마치 맹수가 포효하기 직전, 저음을 끌어올리며 위협하는 듯한 진동이 공기를 가르고 있었다.
전신에 스며드는 강렬한 포효와도 같은 이 소리 앞에서 탱고도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즉각 아이폰을 꺼내 들고, 그 방향을 향해 화면 설명 기능을 실행했다.
잠시 후 들려온 인공지능의 차분한 안내음성은 전혀 차분하지 않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노란색 람보르기니 우라칸.”
조용한 교정 한복판에 황소 한 마리가 출현한 셈이다.
학문의 공간과 슈퍼카의 조우. 그 이질적인 조합이 불러일으키는 부조리함에 문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람보르기니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다.
그것은 공격적인 직선과 과장된 디자인 언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기계적 야성의 결정체이다.
페라리가 도약하는 말의 우아함과 레이싱의 열정을 상징한다면, 포르셰는 실용성과 공학의 정밀함이 만들어낸 고성능 도구에 가깝다.
람보르기니는 이들과는 결이 다르다.
그들은 도심 한복판을 황소의 발굽으로 걷는 듯한, 선명하고도 뻔뻔한 존재감을 추구한다.
이런 개성은 시각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청각은 오히려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구별해낸다.
람보르기니의 자연흡기 V10 또는 V12 엔진은 날카롭고 거친 고음으로, 고성능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소리로 표현한다.
반면 페라리는 섬세하게 조율된 테너의 선율처럼 유려한 울림을 제공하고, 포르셰는 수평대향 엔진 특유의 중저음에서 출발해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거친 숨결을 뱉어낸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도 람보르기니의 사운드를 가장 순수하게 느낀다.
그들의 엔진음은 마치 속도 그 자체를 귀로 마주하게 하는 듯한, 날것 그대로의 본능을 건드린다.
화려한 외양을 보지 않아도, 귀로 느껴지는 고음의 떨림만으로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오늘 캠퍼스에서 마주친 람보르기니 우라칸은 한 시각장애인 자동차 애호가에게는 뜻밖의 음악회였다.
그것은 전시장이 아니라, 강의실도 아닌 그저 일상의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고성능 기계의 짜릿한 선율이었다.
이른 아침 교정 위로 날아든 황소의 포효는, 예상치 못한 감각의 축제이자, 속도와 아름다움이 만나는 찰나의 예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