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미국의 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매우 도발적인 알고리즘 하나를 제시했다. 이른바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도시일수록 금융위기에 취약하다는 스타벅스 지수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 서울은 뉴욕과 런던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스타벅스 밀집 도시가 되었음에도 외환보유고 세계 9위라는 견고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특정 데이터(매장 수)를 본질(경제 위기)과 무리하게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상관관계의 오류이자, 데이터 해석의 리터러시가 부족할 때 생기는 해프닝이다.
두바이의 레거시와 서울의 마이그레이션
서울과 두바이는 스타벅스 매장이 많다는 외형적 로데이터(Raw Data)는 유사하지만, 그 내부를 흐르는 커피 문화의 소스 코드는 전혀 다르다.
두바이의 커피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적 프로토콜인 카와(Qahwa)를 기반으로 한다. 손님이 잔을 흔들어야만 전송이 멈추는 이 정교한 환대 시스템은 에티오피아와 예멘에서 시작된 고전적 아카이브다. 반면 서울은 고유한 전통보다는 사이렌 오더와 디지털 리워드라는 최신 OS를 가장 빠르게 업데이트하며 커피를 생존 필수품이자 문화 소비재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데 성공했다.
두바이가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외국인인 특성을 반영한 정보의 모자이크라면, 서울은 커피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도시 문화를 실시간으로 코딩해 나가는 역동적인 서버와도 같다.
두바이 쫀득 쿠키: 메타데이터가 부린 마법
최근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은 정보학적으로 볼 때 아주 흥미로운 문화적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사례다. 정작 두바이 현지인들은 존재조차 모르는 이 쿠키가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일종의 메타데이터 하이재킹이다. 두바이라는 단어가 한국인들에게 인덱싱된 속성값은 오일 머니, 부르즈 할리파, 그리고 럭셔리다. 실제 두바이에는 없는 쿠키에 두바이라는 태그를 붙이는 순간, 이용자들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럭셔리한 일상이라는 이미지 데이터를 소비하게 된다. 1980년대 서울에서 유행했던 비엔나에 없는 비엔나커피의 2026년 버전인 셈이다.
이미지 소비의 시대와 정보의 무결성
이제 대중은 쿠키의 맛(물리적 데이터)보다 두바이라는 이름이 주는 가치(메타데이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횟집이나 곱창집에서조차 두쫀쿠를 파는 현상은 강력한 키워드 하나가 어떻게 전체 시장의 검색 순위와 소비 패턴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키워드 파워의 사례다.
우리는 정보를 소비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보가 만들어낸 환상을 소비하는 것일까? 두바이 쿠키 열풍은 정보의 실제 내용보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이미지의 해상도가 더 중요해진 포스트 정보화 시대의 씁쓸한 단면을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스타벅스 매장 수로 국가의 운명을 점치던 시대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두바이 쿠키를 먹으며 중동의 럭셔리를 향유하는 시대로 넘어왔다. 데이터의 무결성보다는 그 데이터가 나를 어떻게 정의해 주느냐가 더 중요한 세상이다. 오늘도 나는 쏟아지는 트렌드의 파도 속에서 가짜 데이터가 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비판적 리터러시라는 방패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