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딸에게 처음 비눗방울 장난감을 사주었다. 비눗방울을 좋아하는 것은 알았지만 사준 것은 처음이다. 물총처럼 생긴 자동형과 구멍 난 막대로 불 수 있는 수동형이 있는데 난 수동형을 택했다. 비눗방울이 나가는 원리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입으로 부는 모습이 귀여울 것 같아서 사줬는데, 아내와 부모님께 핀잔을 들었다. 오래 불다가 머리가 아프면 어쩌냐고.
어찌 되었건 비눗방울 장난감을 산 덕분에 온 가족이 비눗방울을 한 번씩 불어볼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세게만 불던 딸도 나중에는 요령을 알았는지 잘 불었다. 아마 오늘 미세먼지만 아니었다면 하루 종일 불었을지 모른다.
딸에게 난생처음 비눗방울 부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살아가면서 처음 접하는 것이 많겠지만, 그중에서 한 가지를 오늘 알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접할 기회는 전적으로 부모의 선택에 달려있다. 조금 더 크면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겠지만, 그전까지는 부모에 의해 좌우된다. 나는 딸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창의적이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아빠는 이런 것도 알아?
딸에게 듣고 싶은 말이다. 딸이 자랐을 때 세상이 지금보다 많이 변하겠지만, 인문학, 미술, 역사, 정치, 금융, 미적분, 프로그래밍 등 어떤 분야든 기본적인 대화가 될 수 있는 아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지대넓얕'같은 책이 인기가 좋은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