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기에 달렸다.
이상적인 직장이 존재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상적인 직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봉이 높고, 업무강도 약하고, 복리후생 좋고, 기업문화 좋고, 성장하는 업종에, 기회가 많고, 구성원들도 훌륭한 그런 직장은 없다.
예를 들어 연봉이 높으면 업무강도가 세다. 회사는 결국 이윤을 창출하는 곳이므로 연봉 많이 주고 일을 안 시키는 곳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혹시 있더라도 금방 망할 것이다.
이상적인 직장이 없다면 좋은 직장이라도 다녀야 한다. 그러면 좋은 직장은 뭘까? 연봉, 업무강도, 복리후생, 기업문화, 성장성, 기회, 구성원 등 조건이 좋으면 무조건 좋은 직장일까?
나와 직장이 잘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조건이 훌륭해도 나와 맞지 않아서 매 순간 힘들다면 좋은 직장이라 할 수 없다.
나의 성향을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연봉이 가장 중요한지, 워라밸이 우선인지, 팀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혼자 일하는 게 좋은지 등. 하지만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성향과 실제로 일하면서 체감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높은 연봉을 주는 유명 로펌에 일했던 친구가 있다.
"축하해. 근데 거기 엄청 힘들다고 하던데?"
"어차피 힘든 건 매한가지인데 돈 많이 주는 게 최고야"
입사 전 친구의 우선순위는 연봉이었다. 하지만 매일 새벽 퇴근하는 엄청난 근무강도에 6개월을 못 넘기고 퇴사했다. 현재는 개인 사무실을 열어서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 입사 전에는 연봉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일해보니 업무강도나 구성원 등 다른 조건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한 것이다.
직접 다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업무를 익힐 때까지 일해보면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밖에서 보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일해보면 보이는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도 4번의 직업을 바꾸었다. 매번 직장의 장단점이 존재했다. 현재 직장과 직무가 가장 잘 맞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나와 잘 맞다는 점에서 좋은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왜 슬플까?)
직장(직무)이 나와 잘 맞다는 것은 일이 재밌거나, 잘하거나, 보람을 느끼거나 3가지 중 1가지 이상은 충족되는 경우가 많다. 1가지가 만족스러우면 나머지 2가지도 어느 정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서 물건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판매를 잘해서 실적이 좋으면 판매가 재밌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로 수입이 올라가면 보람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1가지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 직장과 직무가 나와 맞지 않는 것이다. 이때는 이직과 퇴사를 준비하는 편이 낫다.
직장이 나와 맞지 않아도 다녀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직장이 잘 맞다고 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직장생활을 한다. 힘들고, 더럽고, 어려워도 월급 받기 위해 다니는 사람이 많다. 생계를 위해서,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서 꾹 참고 다니는 것이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맞지 않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크게 세 가지 선택을 한다.
1. 포기하고 그냥 다닌다.
답답하고 슬프다. 이직도 퇴사도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다니는 사람이 있다. 일을 잘하지도 않고, 의욕도 없다. 마치 전역을 기다리는 군인처럼 정년까지 버티고 버틴다. 그나마 본인의 몫이라도 해내 주는 사람이면 다행인데, 주변 동료에게 일이 떠밀려 오기 십상이다. 함께 일하는 입장에서 안타깝지만 나태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좋지 않다.
2. 적극적으로 이직을 준비한다.
자격증을 따거나 기술을 배운다. 사업 준비를 한다. 나가서 잘된 경우도 있고 망한 경우도 있다. 얼마나 준비하고 운이 따라주느냐에 따라 다르다. 미생에서 나온 "회사 안이 전쟁터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다. 끝까지 버텨"라는 말은 반만 맞다. 퇴직할 나이가 다 되어서 준비 없이 나오면 지옥이 된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준비하고 배워서 이직이나 창업한 지인 중에 더 잘 풀린 경우도 많다. 성공 여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3. 잘하기 위해 죽어라 노력한다.
리스크는 작고, 효과는 높은 선택이다. 대개는 3년 차 미만 혹은 새로운 직무를 할 때 효과가 크다. 남보다 업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타성에 젖어서 잘 안될 때가 많다. 게다가 직급이나 직책이 올라가면 실무를 하기보다는 지시하거나 관리하는 업무가 많아져서 효과가 떨어진다.(죽어라 노력하는 것은 내가 움직이는 것이지 지시를 죽어라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생활이 힘들 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선택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 항상 힘들지는 않을 것이고, 항상 즐겁지도 않을 것이다. 즐거운 순간을 조금씩 늘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좋은 직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