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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y 15. 2018

아침 회식 어떤가요?

작은 모험을 시도하다

점심 회식의 기억

작년 여름, 점심 회식을 한 적이 있다. 스타트업이나 젊은 조직에서는 점심 회식이 특별하지 않겠지만, 보수적이고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우리 회사에서는 드문 일이다. 저녁 늦게 술 먹는 대신, 점심시간에 밥 먹고 커피를 마셨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구성원들이 대부분 술을 마시지 않고, 저녁시간을 가정에서 보내길 바라기 때문이다.


https://brunch.co.kr/@hoonlove0303/874



활성화시켜보려 했지만 윗선에서는 좋아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업무시간을 많이 뺐는다는 이유였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며?

얼마 전 인사팀장님과 개별 면담을 할 때 터놓고 이야기했다. 팀장님은 기업문화 개선 TFT장이고, 나는 팀원이므로 직속 상하관계가 성립되기도 한다.


"예전에 점심 회식을 했는데,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업무시간 loss가 너무 크지 않나?"

"3시간 정도 필요합니다"

"너네 부서 상사들이 싫어할 거 같은데.."

"퇴근 후에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매번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면 업무 시간 회식하는 것도 문제가 없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네"


인사팀장님은 크게 웃으셨다. 깨어있는 분이라 직급과 직책으로 윽박지르지 않았다. 그런 분이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할 수 있었다.  




5성호텔뷔페에서 아침회식

올해 1분기. 우리 부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시상금을 두둑이 받았다. 회식을 해야지. 의견을 들어보니 직원들은 메뉴나 장소보다는 회식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저녁 늦게 남아서 술 마시는 회식이 싫은 것이다. 구성원들이 가정이 있는 여성들에다 사는 곳이 시외권이기 때문이다.


"또 점심 회식하면 안돼요?"

"한번 추진해보겠습니다"


점심 회식 자체는 괜찮으나 오고 가는데 2시간, 식사시간 1시간 30분, 적어도 3시간 30분은 소요된다. 상사가 승낙하긴 했으나 업무공백을 우려했고, 업무를 함께하는 부서 역시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대안이 필요했다.


"그럼 아예 우리 아침에 하는 건요?"

"아침에 식당하는 곳이 있어요?"

"호텔 조식은 어떨까요?"

"어차피 사무실에서 조회를 해야 하니깐 호텔 뷔페에서 조회 겸 식사를 하시는 건요?"


그렇게 아침 회식이 결정되었다. 5성호텔 조식 뷔페를 예약해뒀다. 따로 조용한 룸을 하나 잡아놓고 식사를 했다.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호텔에서 하는 조회도, 아침 회식도 입사이래 아니 회사 설립이래 처음일 것이다.  


하지만 Google survey를 활용해서 익명으로 설문을 받아보려고 한다. 정말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좋은 척했던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다음 회식 장소나 시간을 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오픈된 장소에서 소신 있게 의견을 내기 어렵다. 그에 따른 불이익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익명이나 비밀보장을 확실히 하고 정말 들어주려는 리더의 자세가 되어 있을 때 직원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회식이 가장 좋은지는 구성원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다만 현재 내가 관리하고 있는 직원들은 저녁시간을 중시하고, 술을 마시기 않기에 아침,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구성원에 따라서 지글지글 고기 굽고, 술 한잔 하는 것은 좋아하는 부서도 분명 있다. 그런 구성원들과 함께라면 나도 기꺼이 저녁시간을 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의견을 중시하고 자율성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계속 배워간다면 내가 바라는 리더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 작가 소개글처럼 '워라밸'이란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직장, 가정, 개인생활의 균형을 추구하고 시도해왔습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 3가지를 다 챙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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