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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r 13. 2019

아무도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선 안된다

감정처리도 셀프!

어제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직원 한 명이 소식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카톡을 남겨도 답이 없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잠시 후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OO 씨?"

"여보세요?"


낯설 남자의 목소리였다. 알고 보니 직원의 남편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걸로 봐서는 만취상태였다. 도저히 대화가 불가능해서 전화를 끊었더니 수차례 전화가 왔다. 마지못해 받았더니 욕설, 협박, 폭언이 이어졌다. 전화를 끊으니 계속 문자가 왔다.


'후우.. 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웬 봉변이야?'


황당함이 가시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를 억지로 누르려고 하니 머리와 배가 아팠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뭔가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서였다. 평소에 서로 대화가 많은 터라 별생각 없이 전화를 걸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아내도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감정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아내의 달갑지 않은 말투에 기분이 상했다. 못났게도 아내에게 화를 냈다.


'이미 감정 상한 사람한테 꼭 그래야 하나?'


퇴근 후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에서 나보다 더 힘든 일이 있었다고 했다. 부끄러웠다. 아내는 힘든 일을 털어놓지 않고 혼자 삭였는데 나는?


아내는 카톡으로 글을 하나 보내주었다. '내가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아요(https://blog.naver.com/angelsun0/221296616815)'라는 글이었다.


나의 딸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있지 않나요?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며 서운해 말을 안 하고 있지 않나요?
과거의 나의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성인이 된 지금도 원망을 쏟아내고 있지 않나요?
"가족이니까 괜찮아"

나도 나의 가족도 가족이기 때문에 감정 쓰레기통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나를 두고 쓴 글 같았다.


혼자 감정추스리는게 아직 어설프다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모두 위로와 공감을 얻고 싶어 한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을 얻으려고 힘든 감정을 털어놓으면 그 사람은 괜찮아지지만 힘든 감정을 받아낸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낮에 나한테 욕한 사람만 문제가 아니구나. 나도 문제구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타인이 지적하는 나의 잘못은 대부분 맞는 법이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하다. 그래서 내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을 인지하게 되면 어떻게든 고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나쁜 감정을 스스로 잘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 혹시 나쁜 감정을 혼자서 잘 풀어내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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