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부서에 신입사원이 교육을 받으러 왔다. 며칠 교육을 받고 금요일에 다시 서울 본사로 올라가는 모양이다. 우리 부서 선배가 괜스레 집적거린다.
선배 : 야~ 너 축구 잘하냐?
신입 : 좋아합니다.
잘한다고 답하는 것은 별로 이로울 게 없다. 정말 잘하면 본전이고, 실수하거나 기대에 어긋나면 욕을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배들이 물어보면 대개 "좋아합니다. 열심히 합니다"라고 답변한다. 그런데 이 짓궂은 선배가 한술 더 뜬다. 내가 신입 때 억지로 술을 먹이던 그 선배다.
선배 : 잘됐다. 이번 주 금요일에 축구시합 있는데 하고 갈래?
신입 : 네! 아... 네?(매우 당황)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애를 밤 8시에 하는 축구시합을 하고 가라니? 신입사원은 거절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퇴근하고 서울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도 아니고, 축구로 붙잡아두다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오지랍이 발동했다.
나 : 에~이! 신입한테 왜 난감한 걸 묻고 그래요? 그냥 보내요. 무슨 오밤중에 축구를 하고 가? 그냥 집에 가~!
요즘 금융권에서는 신입들에게 영업 할당을 준다고 한다. 통장, 카드 몇 개 개설해오기! 거절 못할 것을 알면서, 시키는 것이 참 악랄하다.
회사(선배)가 갑질 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내가 당했으니 내 밑에도 당해야지 하는 악습은 없애는 것이 맞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당했지만, 내 뒤에는 없다!
※ 신입사원이 정말 축구가 하고 싶었는데, 제가 억지로 집에 보낸 것은 아니겠죠?ㅋㅋ
<사진출처 : 스포츠 한국 O.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