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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r 11. 2016

직장 vs 가정 뭐가 더 중요할까?

직장과 가정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나는 당연히 "가정"이 중요하다고 답을 한다.

답이 뻔한 질문을 왜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직장보다 중요한 가정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마음을 주고 있을까?


필자의 경우 7시 30분에 출근을 해서 집에 돌아오면 보통 20시에서 20시 30분이다. 하루 24시간 중에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 넘는 12시간이다. 그럼 조금 모자란 12시간 중에 씻고,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 남는다. 스마트폰과 TV 시청하는 시간 1시간을 빼면, 오롯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2시간"이다. 그것도 녹초가 되어서 정신이 혼미한 상태다.

야근이나 회식이 있을 때는 그마저 사라진다.




맞벌이하는 와이프와 평일에 밥 한 끼 먹기 힘들고,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 책 한 권 읽어주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나와 비슷한 직장 패턴을 가진 와이프와 이 문제로 많이 다투곤 한다. 누군가는 일찍 와야 하는데, 일이 많아서, 눈치가 보여서 칼퇴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와이프가 더 일찍 들어오곤 한다.(모성애가 더 크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퇴근하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안 좋다. 꼭 나만 회사생활, 사회생활 잘하고 온 것 같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그게 아니다. 야근을  피하고, 상사와 동료들과의 술자리도 자주 빠지다 보니 회사보다 가정만 챙기는 이미지가 박혔다. 외벌이 하는 상사와 동료들만 있어서 나의 입장을 공감 못한다.

양쪽에 다 끼이는 입장이다. 맞벌이하는 직장인 남/여 둘 다 흔히 있는 경우다. 그래도 정말 억울하다.

드라마에서는 직장,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주인공이 나오는데 정말 나한테 그 비결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요즘이다.

직장생활에 올인해도 승진하고 롱런할까 말까 하는데 이렇게 직장생활하는 게 맞는 걸까?

이렇게 직장 다니다가 40대에 밀려서 쫓겨나면 어떻게 하나?

그냥 애당초 투잡이나 다른 준비를 해야 하나?


40~50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봤지만, 맞벌이를 하지 않는 선배들의 조언은 들으나마나..


고민상담할 때는

"집사람 맞벌이하는 게 복 받은 거야. 잘해줘"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네가 제수 씨 많이 도와줘"

"일찍 일찍 들어가"


평상시에는

"직장 생활하면 술도 한잔씩 하고 어울리고 해야지"

"왜 이렇게 일찍 들어가냐? 잡혀 사냐?"

"처음부터 (와이프) 길들이기 나름이야"


앞뒤가 달랐다. 개인적인 사정을 봐줄 것이라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외벌이 하는 선배들은 모른다.


부부가 야근으로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기분을..

퇴근 후 혼자 집안일과 육아에 지쳐서 소파에 넓려 져 있는 배우자의 모습을 보는 기분을..


외벌이로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이 어려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어떻게든 맞벌이를 지속하면서, 가정에도 충실하고 싶다.

젊은 시절 꿈꾸던 임원이 되겠다는 포부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정년퇴직을 앞둔 상사나 임원에서 퇴직하는 선배들에게 들은 말이 있다.

허무하다고 했다. 20년 이상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회사에 인생을 바쳤지만 남는 게 별로 없다고..

기러기 아빠 생활로 가족과는 소원해졌고, 집 한 채와 약간의 재산, 퇴직하면 서서히 잊힐 자신의 모습, 짧은 순간 자기만족과 직장에서 성공했다는 주위 시선.. 그게 전부라고 했다.


실제로 회사에서 나간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서 그 사람의 존재는 희미해져 갔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능력이 있든 없든 다 같이 잊혀져 가는 것이다.

내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갈 것 같지만, 내 자리는 또 다른 누군가가 채우고, 마치 나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듯이 아무 일 없이 회사는 잘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옳다고 본다. 나를 알아봐주고 채용해준 회사에 감사하고, 급여를 받는 이상 밥값은 충분히 해야 한다. 다만, 내 인생이 곧 회사생활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처럼 기업문화가 성숙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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