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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Feb 06. 2017

중요한 것은 마음

친절한 부대찌개집 이야기

부모님께 딸아이를 맡겨놓고 오랜만에 아내와 데이트를 나갔다. 쇼핑을 하고 예전부터 먹고 싶던 부대찌개를 먹으러 갔다. 딸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뜨거운 찌개류를 먹지 않는다. 화상을 예방하기 위히ㅢ서다. 부대찌개 집에 들어서서 주문을 하고 아내와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서빙하던 사장님의 손이 미끄러졌는지 식탁 위로 냉국 그릇이 우당탕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시원한 국물은 보기 좋게 나의 허벅지로 흘러내렸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어쩔 줄 몰라하며 행주를 내밀었으나 이미 바지는 물에 빠진 것 마냥 축축해졌고,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괜찮습니다. 제가 닦을게요."


"바지 비싼 건가요? 세탁비는 제가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유~ 아니에요. 그냥 빨면 돼요."


"그럼, 밥값은 안 받겠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그러실 필요까지 없어요"


잠시 화장실에 가서 물로 바지를 닦고, 물기를 말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맛깔난 부대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괜찮아?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밥값은 1인분만 받겠대."


"그게 아저씨도, 우리도 마음이 편하겠지? 그렇게 하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우리는 맛있게 식사를 했다. 음식도 맛있고, 사장님의 마음도 고마웠다. 계산을 하러 나가자 사장님이 뛰어와서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번에도 꼭 찾아주세요"


"네, 또 올게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한 이 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클레임으로 연결되어서 다시는 가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사장님은 고객이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게 만들어서 재방문으로 만들었다.


문득 대조적인 경험이 떠오른다. 몇 년 전 상경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인사동의 한정식집을 찾았다. 맛난 식사를 대접하려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나름 준비를 한 집이었다. 그런데 식사 중에 국에서 '파리'가 나왔다. 서빙하시는 분에게 보여드렸더니, 한마디 사과도 없이 국을 바꿔주고 가는 것이었다. 사장님을 불러서 항의했더니 바쁜데 귀찮은 듯 고개만 끄덕하고 가버렸다. 너무 화가 났지만, 옆에서 어머니가 계셔서 적당히 먹고 나와버렸다.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장과 직원이 있는 식당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역시 마음이다.



* 사진출처 : 네이버카페 더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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