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다가 차여봤어요?
#27.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4번째 이야기
1. 연락처 따려다가 거절당해봤어요?
2. 소개팅하고 애프터 신청했다가 거절당해봤어요?
3. 고백하고 거절당해봤어요?
4. 연애하다가 차여봤어요?
5. 사귀던 연인이 바람 난 적 있나요?
연애를 하다 보면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대부분은 서로의 차이를 느끼거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악화되다가 결국 이별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이별이란 말을 쓰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별통보가 훅 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차였다"는 표현을 쓴다.
필자는 1번도 아니고 2번이나 연애하다가 차였다.
첫 번째 이야기
우여곡절 끝에 연애를 시작했다. 연애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짧은 기간이었다. 정확히 14일이었다. 그렇지만 필자는 고백을 했고, 상대방은 승낙을 했다.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별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아주 갑작스러운 이별통보를 받았다. 사유는 어이없게도 '이민'이었다. 갑작스레 가족들과 이민을 떠나버렸다. 믿기지 않았다. 혹시 거짓말이 아닐까? 내가 싫어서 핑계된 것이 아닐까? 학교 수업을 제치고 공항까지 쫓아갔다.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어땠을까?
커다란 캐리어를 가지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그녀를 만났다. 나는 잘 가라고 손을 흔드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면서 그녀의 눈물을 보았다. 무슨 의미였을까? 섭섭함? 미안함?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첫 연애는 큰 상처를 주었다. 한동안 버림받은 것 같은 충격, 후회와 수치심이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낯익은 이름의 메신저로 대화가 왔다. 나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차단을 시켜버렸다. 그동안 잊고 있던 슬픔, 섭섭함, 원망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그 이후로 다른 메신저로 연락이 왔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그때 답변을 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두 번째 이야기
대학교 4학년. 더 이상 필자는 숙맥도 모태솔로도 아니었다. 몇 차례 연애를 해봤고, 주변에 여자 사람 친구, 연애고수 친구들도 포진해있었다.
성당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 경쟁자가 있었지만, 그녀와 연애를 할 수 있었다. 몇 개월 달콤한 연애를 즐겼다. 그녀는 방학을 이용해서 짧게 해외로 연수를 떠났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이별이 될지.. 그리고 그렇게 아플지..
그곳에서 새로운 사랑이 생긴 것 같았다. 미니홈피에서 찍은 사진이 그걸 말해줬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 시간이 지나서 그녀가 돌아왔다. 보지 않겠다는 것을 찾아가서 만났다. 이별을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눈이 발목까지 쌓인 날. 오랜만에 본 그녀는 싸늘했다. 연락 끊고 흐지부지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이 싫었다.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굳이 하도록 했다. 깔끔하게 끝났다. 며칠 후 임관을 하고 군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보란 듯이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연애를 하다 보면 갑작스레 이별을 맞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처가 길지 않아야 한다. 아프지만 오래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자도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지만, 그 당시에는 배신감과 증오에 가득 차 있었다.
나쁜 감정을 오래가져 봤자 자신이 가장 손해다. 상대방에게 해코지하는 것도 못난 일이고, 계속 미움을 가지고 사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새로운 사랑은 온다.
이별하고 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잊어버려. 세상에 여자(남자)는 많아."
"시간이 다 해결해준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별한 당사자에게 저 말은 하나도 맞지 않다. 그냥 슬프고, 화나고, 수치스럽고, 미칠 것 같다. 위로받아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이겨낼 수 있다. 더 단단해질 것이고, 더 멋진 인연을 만나기 위한 작은 아픔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 이별의 아픔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아픈 추억을 더 진한 사랑으로 덧칠해버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