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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an 03. 2018

우리는 모두 초보운전이었다.

아내는 초보운전

아내가 운전을 시작했다


아내는 외근이 많음에도 오랜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해왔다.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갈아타거나 중간에 내려서 걸어야 한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짐까지 많으면 복장이 흐트러지고 지치기 일쑤다.


결정적으로 퇴근 후 대학원 수업까지 받기 버거웠나 보다.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을 테지..


"여보, 나 운전해야 하지 않을까?"

"운전하면 좋지. 시간 절약되고 기동성이 생기잖아"

"면허 따고 운전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무서워"

"연수를 다시 받아봐. 해보면 운전은 늘어"


망설이는 아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아내는 진땀을 빼며 10시간 연수를 받았다. 출퇴근 길에 옆자리에 몇 번 타보니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잘하는 것 같았다.(주차만 빼고)


차 뒷유리에 삐뚤한 글씨로 '초보운전'이라고 써서 붙여주었다. 초보운전이라 붙어 있으면 뒤차들이 알아서 피해가니깐 운전하기 좀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다.


초보운전을 바라보는 시선


아침 일찍 아내의 옆자리에 앉아서 아파트 단지를 조심조심 가고 있었다.


"빠아아아아앙~"


귀 아플 정도로 경적소리가 울렸다. 흘깃 백미러를 보니 뒷에 승용차가 한대 보였다. 

속도계를 보니 40km.  느리지만 아파트 단지 안에서 그리 경적을 울릴 사항은 아닌데..


뒤차는 난폭하게 우리 앞을 지나쳐갔다. 


"초보운전 붙인 것 봤을 텐데.."

"초보에 여자 운전자면 일부러 위협 운전하는 사람 있대.."


어처구니없었지만 참 못난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아내는 신중하게 운전을 해서 출근했고, 걱정하던 지하주차장 주차까지 마쳤다. 


새삼 대견한 마음이 든다.


"이야~ 운전 잘하는 구만. 합격!"

"긴장해서 진땀이 나"

"이렇게 조금만 하면 베스트 드라이버 되겠다"


초보운전 응원합니다


아내를 칭찬하고 출근하면서 앞에 '초보운전'이라고 붙여놓은 차를 보았다. 차선 변경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차로 뒤를 막고 들어오라고 손을 흔들었다. 아내 나이 또래쯤 보이는 여자 운전자다. 평소 같으면 차선 변경을 해서 앞질러 갔겠지만, 아내 생각이 나서 뒤에서 천천히 운행을 했다. 잠시라도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도록..



※ 초보 운전자들 파이팅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운전도 익숙해지겠죠. 그때 초보시절 생각하면서 조금은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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