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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갑부훈 Oct 24. 2021

내가 제주도에 버린 것들

에필로그 _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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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성질 못 버리는 무 배추도

소금물에 담가 놓으면 힘 다 뺀다


오늘은 나도 바다에 들어가야지

오늘은 나도 바다에 들어가야지

 

바다 위에 둥둥둥,

떠다니는 달과 나


코끝으로 떨어지는 별들의 무게를 안고

가라앉는 불안함 흩어 사라지는 두려움

닻을 내린 어부의 그물은 그 어느 때 보다 설렌다

 

바다 위에 둥둥둥,

떠다니는 너와 나


우주 속에 귀를 담그고 심해의 연주를 듣네

움켜쥐지 않은 주먹에 돛을 올린 빈 배는

 오직 지친 마음만 이곳에 버리고 다시 유영한다



-

작가의 말

 

그의 심장이 크게 한번 펌프질 할 때마다, 도루코 칼날이 지나간 틈 사이로 뜨겁고 시뻘건 것들이 뿜어져 나왔다. 나의 작은 손은 구멍 난 제방을 막던 네덜란드 소년의 손가락처럼 어떻게든 막아보려 움켜쥐었다. 하지만, 내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뜨거운 것은 내 하얀 팔뚝을 새빨갛게 뒤덮더니 곧 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제때 보수하지 못한 괴로움의 시간들이 범람하여 걷잡을 수 없는 광기로 가득 찬 아수라의 밤, 어렵사리 손에 잡힌 파편 하나에 기대어 방향을 잃고 떠다니는 처량한 신세의 우리는 이 젠장할 삶이 지속되고 있는 것인지, 아님 끊겨버린 건지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 새하얀 수술실에서 작은 소리도 내지 않고 선과 점처럼 누워있었다. 차라리 죽음으로 이 불안함을, 허무함을, 괴로움을, 외로움을, 미련함을 어서 마무리하는 편이 낫겠다 생각했다.


그 위태위태한 시간들을 노래 부르며 지나오지 않았더라면, 단 하루라도 사랑하는 것을 포기했더라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

이것은 지난 10년간 내가 제주에 버린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바다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아주  가사집과 노래가 당신에게 바다가 되어주길



https://youtu.be/CDEF1o0fbDk

제주갑부훈 <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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