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주도에 버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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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어느 여 <행> 자가 제주도 <행> 원리에 정착하여 <행> 복 비슷한 것을 되찾은 곳.
나의 집, 행행행을 떠난다.
나는 이곳에서 나의 천직과 내 삶의 원천인 즐거움을 찾았고, 슬픔 속에 외롭게 방치된 오래된 나를 돌보고,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 집에게도 그리고 무상으로 집을 빌려준 이에게도, 이곳에서 만들어진 모든 인연들에게도 고마움과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곳을 떠나 지금껏 애써 찾은 내 것을 지우는 여행을 시작하려 하겠다 선언하니 이제 뭔가 자리 잡아가는 것 같은데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며 나를 아끼는 가족과 친구들이 하나같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어 보였다.
찾고 지우고, 찾고 지우는 내 모양이 억척스러워 보였는지, <도대체 언제까지 찾고 떠나기를 반복할 거냐>는 친구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오늘 지금 이 순간과 내가 가진 하나뿐인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 남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