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주도에 버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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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에 한 번 죽기 위해, 하타요가를 한다.
죽음과 가장 가까운 감각을 벼리기 위해서다.
딱딱하게 경직된 몸을 달궈진 호흡으로 쓰다듬어 주고, 몸속 깊이 들어앉은 좋지 않은 습관, 해로운 편견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것을 만든 기억과 마주하고, <사랑해, 미안해, 용서해줘, 그리고 고마워>라고 고백하며 내쉬는 숨과 함께 성숙한 이별을 한다.
요가 수련의 맨 마지막은 반드시 사바아사나, 죽음의 자세로 단락을 맺는다. 태초에 태어난 몸의 유연함과 정신의 평화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찢어지는 괴로움과 끊어지는 슬픔이었어도 결국 긴장을 모두 내린 채 바닥에 몸을 죽은 듯 대자로 누이면, 저절로 잠에 빠진다.
함께 수련하는 이들 중에는 괴로움이 컸는지, 그 짧은 3-5분 정도의 시간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코를 심하게 골기도 한다.
양 가부좌를 틀고 30분간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가혹한 수련을 하는 날은 나도 눈물로 사바아사나, 죽음을 부르짖고, 즉시 깊은 죽음으로 들어간다.
<하루는 작은 인생>이라, 하루에 한 번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괴로움과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면,
어서 죽어버리자.
https://youtu.be/xB8M9aCCm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