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예훈 Nov 29. 2023

엄마를 만나야 해

후니의 차곡차곡다이어리_ 39

오늘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가 피아노학원에 간 사이에 엄마는 다른 볼일이 있었다.

엄마는 피아노 끝나면 근처 떡볶이 집 앞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피아노가 끝나고 나는 약속의 떡볶이 가게 앞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나를 못 찾고 걱정하실까봐 쏜살같이 뛰었다.

비는 쏴아아~ 쏟아지고 강력한 바람이 동시에 나에게 몰려왔다.

하지만 엄마가 걱정돼서 그건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땅을 제대로 안 보고 뛰어가다가 물웅덩이에 철퍼덕! 빠진 거였다.

나는 앞차기 돌려차기 마구잡이 발차기를 해서 물을 털었다.

그렇게 가게 앞에 도착했지만 엄마는 없었다.

(엄마?? 어디 숨은 거예요??)


나는 몸이 추워서 상가 건물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문을 닫을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엄마가 나를 못 찾을까 봐 문을 닫지 않은 채로 밖을 보고 있었다.

너무 추워서 지퍼를 꽉! 잠갔다.

근데 아직도 추워... 엄마 대체 언제 와... 


그런데 갑자기 배가 꾸르륵거렸다.

아, 엄마도 기다려야 하고... 여긴 화장실도 없는데.... 어쩌지?

나는 결심했다.


다시 피아노 학원으로 돌아가서 엄마한테 전화를 하는 거다.

그리고 피아노 화장실을 사용하면 되는 거였다.(역시 난 똑똑해)

그렇게 맘을 먹은 다음, 엄마와 엇갈리지 않게 전속력을 다해 달려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우리 반 친구를 만났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멈춰서 인사하고 그다음 또 전력질주를 했다.

첨벙첨벙 물구덩이를 가로질러 고고~

학원에 다시 도착했을 땐 배가 불편하지 않았다. 

어쨌든 엄마한테 전화해야 하니까 오기를 잘했다.

전화를 받은 엄마한테 난 이 사건을 하나씩 다 말했다.

그리고 엄마가 약속장소에 아직 못 오신 이유도 들었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뭐~)

아무튼 엄마랑 나는 다시 학원 앞 마트로 약속장소를 잡아서 무사히 만났다.


그나저나 오늘 나에게 핸드폰이 꼭 필요한 이유를 알았다. 

전화가 없으니까 엄마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우리 반에 나랑 어떤 친구 2명만 빼고 핸드폰이 다 있다고요! 네?

매거진의 이전글 종이비행기에 푹 빠진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