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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예훈 Dec 18. 2023

칫솔이 뽑아준 이빨

후니의 차곡차곡하루노트_ 49

오늘의 이야기는 칫솔로부터 시작되었다.

태권도를 가려고 저녁을 먹은 다음 양치하러 화장실에 갔을 때 일이다.


나는 칫솔을 베어 물고 쉬를 하러 변기로 갔다.

양치를 했다기보다는 그냥 칫솔을 물고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근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바로 칫솔을 빼서 봤더니 빨간색이 묻어 있었다.

'이게 뭐지?'라고 생각할 것도 없이 그건 피였다.

으으으으~  끔찍해~ 


예전에도 양치하다가 피가 난 적이 있어서 괜찮겠지 하고 안심하려던 순간,

입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나는 거울 쪽으로 가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입속을 봤는데, 혀 안에 뭔가 하얀색이 보였다. 

그걸 손으로 꺼내 봤는데 피 묻은 이빨이었다. 

칫솔을 물고 있을 때 실수로 달랑달랑 걸리는 이빨 쪽으로 씹었던 게 분명하다. 

유후~~ 난 이가 뽑혔다는 게 너무 좋았다. 

나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빨리 알렸다. 

그랬더니 엄마는 칫솔에게 화를 내셨다.

(흔들리는 이에 실을 묶은 다음, 내 이마를 빡! 쳐서 뽑는 걸 못해서 그러신가?)


나는 태권도에 갈 때 솜을 물고 가야 해서 좀 불편했지만,

겁나서 뽑지 못했던 이가 안 아프게 뽑힌 건 정말 행운이었다. 


여태껏 칫솔이 나에게 해준 가장 고마운 일이었다.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3분 양치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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