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내 그리움의 한 조각)
작년 12월, 푼힐을 경유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온 후, 오랜만에 설악을 오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요. 한계령에서 설악을 오르며 바람이 많이 불어 날씨가 너무나 매섭고, 차가운 공기는 숨을 쉴 때 마다 코 안을 쩍쩍 얼어붙게 만듭니다.
설악을 많이 올랐지만, 보통 이 정도 날씨에는 방풍재킷 하나면 바람이 많이 부는 서북능선길이라도 견뎌낼 수 있지만, 오늘은 출발하면서 부터, 방풍재킷 위에 얇은 우모복 내피와 두꺼운 우모복 겉 옷까지 입고도 춥다는 느낌입니다. 참으로 바람이 매섭습니다.
추운 겨울, 설악을 찾아가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나는 겨울설악이 너무나 아름다워, 거의 매 주말 설악을 오릅니다. 길이 먼 한계령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겨울철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몇 안되지만, 함께 출발한 몇 안되는 사람들 조차도, 서둘러 올라가 버립니다.
나는 끝청에서 일출사진을 담기 위해, 일출시간을 고려하여 시간을 맞추려 혼자 천천히 걸어가지만, 넓디넓은 추운 설악의 눈밭 위에서 걷다보면 오직 혼자 뿐이고, 해드랜턴 하나에 의존하여 미끄러지지 않으려 두터운 눈으로 덮힌 길바닥만 바라보며 나아가지만, 모든 것이 얼어 있고, 세찬 바람만 머리 위에서 윙윙 거리는 깊은 설악에서 고독은 함께하는 벗이기도 하며 그 고독은 되려 나의 반려자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내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고, 칠흑같이 어두운 설악에서, 귀신조차도 얼어붙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이 느껴집니다. ^^*~
모질게 추운 날씨는 어느 한 곳 온기 조차 느낄 수 없고, 매서운 설악의 날씨에서 나는 혼자라는 고독을 음미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이 고독은 내 자유로운 영혼이 함께하며, 홀로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내 그리움의 한 조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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