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속에 멈춰서다

(깊어가는 가을, 천성산 노전암, 가지산 석남사에서...)

by Hoo








가을, 그 속에 멈춰서다





하늘은 먹구름을 이고 간간이 비를 뿌립니다.




사는 곳에서 잠시暫時라도 더 먼 세상世上에게로 다가가지 못하면 안되는 바람든 허수아비 내 마음.



흐린 날씨는 산행山行을 막고, 멀리 있는 조용한 산사山寺로 향하게 합니다.



낙엽落葉 밟으며 찾아간 산사山寺에서 다가오는 평화平和로움으로, 살아온 삶에 감사感謝하는 하심下心의 예禮를 정중鄭重히 올립니다.



주변周邊을 돌아보니 가을은 이미 내가 느끼는 세월歲月보다 더 깊이 자리하고 있고, 모든 것은 순리順理를 따라 그렇게 시간時間은 묵묵默默히 흘러갑니다.



호사豪奢로운 계절季節, 나는 그 속 깊이 갇혀있던 세월世月의 슬픈 이별離別 노래를 듣습니다.



세월이 내뱉고 있는 된 호흡소리는 하나 둘 숨죽이며 남쪽으로 향하고, 나는 그 속에서 시간時間이라는 술에 취醉해 연신 비틀거립니다.



다가갈 수 없었던 하늘을 향한 몸짓으로, 이젠 가을 눈물에 젖어버린 땅에게로 돌아 갈 수 밖에 없는 이별여행離別旅行을 나서며, 힘차게 푸르렀던 행복시간幸福時間, 아름답고 화사華奢했던 생生의 정점頂点에서 이젠 이렇게 조용히 흙에게로 돌아갑니다.



자연自然에게로 조용히 몸을 누이며, 고단했던 생명生命의 평화平和를 찾습니다. 그런 화려하고도 아픈 낙엽落葉들의 평화平和를 보며, 그 속에 멈춰 서버린 나는 가을에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安寧.



모두들 잘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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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에도, 너의 가슴에도, 모두모두 가을노래로 가득합니다. 주말 이틀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온다는 기상예보氣象豫報 때문에 산을 오를 것이라는 기대期待는 하지 않고 있다가, 토요일 천성산 노전암으로, 일요일은 가지산 석남사로 향합니다.


다가가니 모든 것은 평화로움으로 내 가슴에 안깁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노전암은 내가 좋아하는 아늑한 곳입니다. 주지스님의 집전執典으로 사시불공四時佛供을 올리고 점심공양供養을 하고는 조용한 법당法堂에서 평화로운 마음으로 백팔배百八拜를 다시 올립니다.


문득 돌아보니, 내가 느끼는 세월의 깊이보다 더 짙은 가을이 내 곁에 성큼 다가와 있고, 내 마음은 잊혀져 가던 고독孤獨을 불러냅니다.


가을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산길을 걸으며 단풍색丹楓色에 취醉하지만, 세월歲月과 이별離別하는 낙엽落葉들의 슬픔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석남사의 아름다운 일주문一株門 길을 걸으며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아름다운 단풍丹楓 속에 취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서로 사진寫眞을 담아주고 담으며 그런 행복幸福한 시간時間, 평화平和의 계절季節 속에 멈춰선 인파人波들 속에 걸어가는 나를 봅니다.


아름다움과 평화平和는 언제나 내 가슴에서 흘러나옵니다. 영원永遠한 평화平和, 아름다운 삶, 이 모든 것을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합니다.


가을은 아름다워 행복幸福하기도, 그래서 슬프기도 합니다.


그런 가을 산사山寺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모난 돌을 바라보며, 가슴 한 켠에서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가을고독을 이렇게 노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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