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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1년이 어떠했냐고 물어본다면
인생일기
by
김태현
May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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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1년째 되는 날
누구는 계획을 잘 세워서 그런지
1년 계획을 세우면
참 계획과 비슷하게 사는데
나는 계획을 잘 못 세우는 지
연말이 되면
계획과 전혀 다른 일을 더 많이 하고 있더라
주변 사람들의 시간은
부모님의 기대에 맞게
주변 사람의 이해 범주 안에 들어와
흘러가고 있는데
내 시간은 여전히
포켓몬스터의 로켓단 보다도
좌충우돌
로 흐르고
나의 삶은 해보지 않았던 일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로 가득 차 있어
그 일들을 하기 위한
용기
는
6기통 3000cc차량의 휘발유처럼
매일 채워넣어야 했고
가끔씩 용기가 떨어진 날에는
어떻게든 더 잘 살아보려고 아둥바둥했던 것 같네
맞고 틀림에 대한 기준은 없다
고 하지만
나이는 들어가고 퇴사 후 시간을 흘렀다보니
뭔가 더 이루지 못함에 아쉽기만해
여전히 어두운 수영장에서 헤엄을 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봐
(와이프는 수영하면서 자유로움을 느껴 좋다는데... - _ -)
"나는 스스로를 언제쯤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과
삶에 대한 고민의 방황으로부터
자유롭게 놓아줄 수 있을까?"
나는 나의 삶으로 부터 어떻게 감동할수 있을까?
감사하게도
퇴사 1년째 되는 날 선배의 꽃가게에서
일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어
꽃을 판다는 일은
참 기쁘고 행복한 일이더라
오늘이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어제오늘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인데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꽃에는 사랑과 존중 그리고 신경 씀에 대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꽃을 사러 오는 발걸음, 상대방에 대한 생각
그리고 전하기까지의 긴장과 설렘이 들어 있는
'시간의 선물'
이었어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일을 해보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형태로 내가 하는 사업들과 다양한 선으로 연결되었고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삶의 지혜가 많았어
시간과 체력이 조금이라도 허락한다면
귀찮더라도 새로운 일에 대한 경험을
절대 포지 하지 않기를 바래
(나이가 들 수록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고,
주변을 의식하다 보니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일만 하게 되는 것 같거든..)
"자기의 길을 걷는 사람은
누구나 다 영웅입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진실 되게 수행하면서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영웅인 것 입니다.
-헤르만 헤세
스스로를 더 좋게 보다.
회사를 다닐 때 담당했던 고객사 건물을
이번에 우연찮게 다시 가게 된 거야
같은 거울에 다른 모습으로 서있었던 나
감회가 새로웠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나는 성장하고 있을까?
정장을 입으며 직장인의 3대 성지 테헤란로에 있는 남부럽지 않은 회사를 다닐 때의 나
지금은 회사를 다니지 않고 부족한 점 투성이에 캐주얼하게 입고 다니는 지금의 나
언제가 더 좋냐고?
단언컨대 나는 지금의 내가 훨씬 좋아
정장과 직장이라는 '바깥'이 좋았던
과거에는
스스로를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항상 숨어있었어
(보여주기 식의 일도 많았고,
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정을 위한 관점에서
일을 하는 상황도 많았기에..)
자엽업과 사업의 영역을 헤쳐나가고 있는
지금은
꾸며져있지 않고,
선택과 책임을 배워야 했고
,
끈기와 수용 그리고 매일 마음을 제대로 잡기 위해 노력
해야 했어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
하면서
나의 '진짜 과정'을 만들어가는 삶
자신의 내면과 솔직한 마음을
대면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해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그냥
원하는 삶이라 더 열심히 하고 그러기에
스스로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삶
'가짜'가 없는 지금의 삶
나에게 있어서는 이게 진짜 '삶'
이었어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
였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
하자
퇴사하고 배운 점 5가지
‘말하는 것을
행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었다.‘
퇴사하고 하겠다는 일들을
실제로 모두 행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한 난이도가 3이면
말하는 것은 5였고,
실제로 행하는 것은 100
이었던 것 같아
그러나
내가 하겠다고 한 것들을
실제로 실행하지 않고
이 것이 자꾸 반복되게 되면
신용과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해
뱉은 말은
꼭 실행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무너뜨리지 않기를
...!
대담할 것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 나와보니
내가 잘 못하거나 해본 적이 없는 일이
대부분이었어
그러기에
'배워서라도 하겠다'
'죽기 살기로 하겠다'
'어떻게든 해내겠다' 등등의
대담함
이 없다면
그 어떤 일도 시작이 되지 않았어
똑똑함은
안 되는 이유를 정말 많이 알려줬지만
대담함은
할 수 있는 이유를 찾게 만들어 줬었어
오늘 할 일을 적기만 해도 불안이 줄어든다.
학생 때는 시간표에
직장인일 때는 KPI에 업무일지에
매일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 있었어
회사를 그만두면
그 누구도 나에게 오늘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지 않아
(당연한 얘기지만,
얼핏하면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쉬움)
그래서 시작한 Daily to-do list
별건 아니고
매일 내가 오늘 할 일에 대해서
일어나자마자 적어보는 거야
그러면,
적어도 적어 놓은 일은 다하게
되더라고
그리고
매일 적어 놓은 일을 다하는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습관이 되고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었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계속하지는 못하는 일
그 속에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을 수 있더라
읽고
말하고
쓰고
배우고
경험했다.
매일 아주 조금이라도 책 읽기
책을 읽지 않으면
매일 같은 생각을 하는
나를 보았고
치열하게 읽지 않으면
어제보다 나아지는 게 정말 단 한 개도 없었어
더 읽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실천이 어려울 때에는
환경을 바꿔보라는 멘토의 말을 따라
차에도 책을 두고
일터에도 책을 두고
집에도 다양한 장소에 책을 두었어
매일 1시간씩 책을 읽진 못했지만
여러 장소에서 짧게라도 책을 읽을 수 있었고
무심코 흘려 읽던 책 속의 한 문장이 내일의 삶의 지혜가 되었어
조금 더 자주 그리고 많이 말하고 싶었어
'누군 가에게 필요한 내용을 공부해서 혹은 경험해서
말해줄 수 있다'
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자아실현이었어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회사원은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해도
'고맙다'라는 말을 듣기가 어려웠던 점이야
누군가 당신을 위해 월급을 주니
당연히 열심히 일해야 하고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었어
살면서 치열하게 해 봤던 경험
무너지고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했던 시간들
잘하는 일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 나만의 언어로 정제한 노하우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자리에서 말할 수 있었고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고맙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어
성취감이란 이런 거겠지?
매일 쓰다.
'지금' 내가 했던
생각은 금방 휘발돼서
잠깐 뒤면 생각이 나지 않기에
잘 적어 두어야 했어
제니의 생각노트처럼
유재석의 신문 노트처럼
생각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쓸 수 있는
저장탱크
처럼 말이야
매일의 일기를 쓰는 것은 어렵고,
순간의 생각을 기록을 놓칠 때도 있지만
아이폰의 메모장에
화면의 스크린숏에
생각과 고민을 적어놓았던 것은
휘발되지 않고 계속 축적되어 내 디딤돌이 되더라
좋은 내용을 많이 적어 놓을수록,
좋은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살 수 있었어
배움의 끝
90% 이상의 일들은
20시간만 집중해서 배우면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고 해
회사에서 대신해주던 잡다한 일, 보험, 세금처리 등
더 나아가서 사업이라는 업까지
퇴사를 하고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
스스로가 잘하고 잘났다고 생각만 하던 내가
회사 밖에 나를 두니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적었나?" 싶더라
언제나 그랬듯이
새롭게 배우면 되고
잘 못하는 일은 연습하고 더 나아지게 만들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배우고 있어
신입 사원이 회사일을 잘 못하는 것처럼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사업도 잘 못하는 게 당연한데
나이는 들고 회사에서의 잘해본 경험이 있다 보니
자꾸 작은 일도 못하는 사건에서
스스로의 소질이나 역량에 대해서 의심하기가 쉽더라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에는
잘못함에는
조금 스스로에게 관대하게 생각하는 게 좋음
( 스스로 멘탈관리를 해야지만 계속 나아갈 수 있음)
(메타인지는 되어있어야 하지만 -_-;;)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다시 입사 생각을 갖고 회사 근처를 기웃기웃하고 있을 것 같거든
Just keep going!
새로운 경험
삶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
책임에 의한 선택보다는
진짜 마음의 울림으로 인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경험
묵묵히 새벽에 나가시던 아버지의
책임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경험
새로운 일을 주체적으로 시작해 볼 수 있는 경험
매일 24시간을 계획하는 경험
따뜻한 찻사발에서 여유롭게 온기를 느끼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경험
해결책을 돈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과
다양한 관점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던 경험
피곤함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 달려있음을 몸소 체현한 경험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고
지독한 고독함 속에서 자신과 마주했던 경험
성공과 돈에 대해 정의하고
계속 나의 길을 만들어가려고 애쓴 경험
이 모든 것들이
소중한 자산이 되어서
지금을 살게 했고
더 좋은 미래를 보게 했어
퇴사가 더 늦지 않아 유독 감사
했고,
어렵지만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해줘서
더더욱 감사했어
퇴사 후
나의 지난 1 년아,
고생했고
고마워
지금부터 또 얼마나 멋지고 새롭고 좋은 일이
생길지 기대해볼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기에,
-퇴사 1주년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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