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혼자서 있는 것이 좋다
일요일 번잡스러운 관계도 싫다
음악이 있으면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풀숲에 앉아 풀내음 맡으면 혼자가 아니다
책을 읽으면 책 속 인물과 같이 있는 거다
혼자 있는 시공간이 좋아진다
그것은 모두 혼자가 아니었다
단순한 관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중심에 내가 있고 주변이 움직이는 것은 관람일 뿐이다.
강물이 흐르는 공원에서는 깨닫게 된다. 그곳에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관계는 혼자가 아니었다
외로움을 타기에 글을 썼다. 글을 쓰면 혼자가 아닌 게 되었다.
나와 얘기하고 주변과 대화하게 된다. 질문하고 묻게 되는 것이 외로움을 탈 여유가 없다.
눈길에 따라 생각이 흐르고 생각을 휘어잡아 글을 쓰게 되니 외로움의 시공간은 바쁘게 채워진다.
공원에서 생각도 휘어잡고 글감이 마무 떠오른다.
이렇게 강물이 흐르는 공원에서는 명상을 하게 된다.
호흡을 가다듬어 나에게 집중한다
몸동작에 몰두하는 운동하는 사람들과 다른 종족이 된다. 정적이지만 움직이는 영혼이 된다.
나의 명상 호흡을 비웃듯 사이공 강물은 흘러간다.
심지어 그 강물에 머리를 감는 사람도 있었다.
간밤에 폭우가 쏟아졌다.
강물은 잠자는 사이 불어났다
비가 멈춘 강물은 다시 균형을 이루려 한다
강물의 피부를 유난히 긁어대던 간밤에 시원해졌나 보다.
새벽 햇살이 강물을 뽀얗게 단정한다. 윤슬이 흐름에 따라 물의 궤적을 이룬다.
강물과 역행하여 흐르는 길을 걷는다
모두가 강물 흐름으로 따라간다
떠내려온 수초 그 흐름은 빠르다
유속에 맞추어 살다 보면 쉽게 보이는 길이 있다
역행하면 지나온 길이 더 잘 보인다
거꾸로 흐르는 강물은 없다
강물을 역행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길에서 세월을 본다
강물의 흐름처럼 흘러왔는지
거꾸로 역행했는지
정박해 있었는지
낚시를 하였느니라
일요일 공원에서 적은 글입니다. 공원에 흐르는 사이공강에 아침 태양이 완전히 차오를 때까지 글을 쓰고 옮겨봅니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 주변의 모든 것이 움직였습니다. 강물이 흘러갔고, 사람들이 흘러가듯 운동하는 동작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그 사이에서 명상을 한다고 고요에 집중하였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이 모두를 사로잡는 명상처럼 고귀한 나를 만나는 작업입니다. 생각, 움직임, 강물, 식물들, 사람들의 동작들이 모두 글감이 됩니다.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 강가, 공원에서 - 인문학 작가, 호프맨 작가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