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소망 갖고 싶은 나의 책상
작가가 되고 싶어서 작가 수업을 하면서 꿈이 하나 생겼습니다.
나의 서재를 갖는 겁니다. 이렇게 소박한 것이 럭셔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살아오면서 가족들을 위한 공간에 더욱 신경 쓴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됩니다.
자식의 공부방, 아내의 주방, 침실(안방)의 공간은 잘 준비되어 있었지요. 그렇게 그럭저럭 행복한 집안의 공간이 언제나 좋았습니다.
거실의 소파가 나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서재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편안하게 앉고 누울 만한 공간이지,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는 공간은 아니었던 겁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아무 공간이라도 어디서라도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출장 여행 중 만난 이 테이블 이 공간의 분위기에 완전히 다른 공간을 소망하게 되었답니다.
나만을 위한 서재, 테이블, 의자가 필요한 겁니다. 그 안에서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의 풍경과 교류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 안에 앉으면 사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책들과 교류할 수 있을 겁니다. 그 공간 안에서 나지막한 나의 내면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작가의 럭셔리가 아닐까요!
보통 글을 쓰는 작가는 언제 어디서라도 글감을 포착하면 글로 옮길 수 있는 자세로 자연스럽게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상태는 주변의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잘 준비됩니다. 그러한 마음의 상태는 혼란하고 시끄러운 시공간에서는 좀처럼 갖추어지지 않는 신비로운 창작의 순간입니다.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은 사유를 통해서 글로 이어지는 과정을 순간적으로 작동시키는 신비로운 기술이랍니다. 이 기술에는 집중과 몰두가 동반되는 것인데요,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해야 하기에 그만큼 적절한 서재가 요구됩니다. 주변에 좋아하는 책들, 참고되는 책들이 쌓여서 작가의 정신과 무언의 교류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환경입니다. 주변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이 둘러있다면 역시 자연이 공유하는 사색의 정다운 교류도 작가의 글쓰기에 동기유발이 됩니다.
지인의 도움으로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멀리 떨어진 이국의 땅, 공간에 몇 시간 앉아 있었습니다. 창문에 비치는 숲의 나무들이 매미 소리와 함께 나를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그 공간에서 그레고리안 찬송을 들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 어수선한 순간에도 이 그레고리안 수도원의 찬송을 들으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옵니다. 이역만리 떨어진 고향에서도 글을 쓸 수 있음은 이 공간이 주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단숨에 내려가는 문장들이 나의 마음을 기록합니다.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작가로서 다시 한번 충만해집니다. 고요한 작가의 숲은 병풍처럼 펼쳐진 책들을 앞에 놓고 익숙한 책상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서재랍니다. 그런 꿈을 간절하게 가지게 됩니다.
작가의 소망이 된 나의 소박한 서재와 책상을 욕망하게 됩니다. 그렇게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직장인 작가로서 어디서라도 글을 쓰는 전투적인 자세로 인문학적 글을 쌓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인가 나의 집 한편에 나만을 위한 서재가 있어서 그 안에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글이 넘치는데 그것들을 부여잡지 못하고 흩어져 버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작가로서 게을러지지 않을까 걱정되고 다짐하게 됩니다. 나의 서재를 갖기 위해서 그날까지 노력하자! 조그마한 보상이지만, 아직은 럭셔리 꿈인 나의 서재, 나의 책상, 나의 의자를 위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