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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맨작가 창작시 <달빛잠을 사랑하는 방법>

잘 자는 사람 깨어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잠과 매일 밤 결혼하는 사람은

깨어날 때 정갈한 새벽을 만납니다




잠을 등대처럼 군림하는 사람은

가야 할 방향타를 쥐고

눈부시게 깨어나는 것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이 밤에 기꺼이 깨어나는 사람도

달빛을 놓치지 않아

깨어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하소서



잠의 품 안으로 다시 청할 수 있도록 하소서

깨어있는 것이 행복한 것은

밤마다 잠과 포옹의 언약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낮동안 빛처럼 활동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잠은 동굴 속 동면처럼 누이게 하소서

플라톤의 이데아가 진리임을 증명하게 하소서



잠에 목마른 사람은 깨어있는 순간을 아끼게 됩니다

이 밤 축복 같은 잠의 연인을

가득한 술병에 담가도 모자라게 하소서

잠옷으로 치장하여 달콤한 사람이 되도록 하소서



새벽을 부여잡고 잠을 사랑하는 것은

다시 곤하게 아이처럼 잠들 수 있음을

십계명처럼 읊도록 하소서



프로이트의 무의식 자아가 아니라

부처님의 반쯤 감은 눈을 닮고 싶습니다




잠의 호수에 깊이 빠져드는 것도

기꺼이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음을

믿는 연습입니다



저 밤을 통째로 준다면

잠의 신부와 청하고 싶습니다

그 안에서 꿈을 다시 쓰고 싶습니다

밤마다 꿈을 이어 붙여 퍼즐을 맞추어 봅니다



세상의 모든 새벽의 해돋이에서

인간의 모든 황혼의 해몰이 넘어가는 땅거미 그 빛줄기까지...


다시 태양이 되어 솟아오르는 땅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증표는

드뷔시의 달빛마저 시샘하는 잠을 변함없이 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프맨작가 창작시 <달빛잠을 사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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