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신발 스니커즈 사피엔스의 진화
2만 년 전 돌도끼 화살 등의 도구가 발견되기 전에 우리의 조상은 맨몸으로 먹이를 구하기 위해 달렸다.
그 당시 생존의 필살기는 오래 달리기였고, 인류는 그 어떤 동물보다 오래 달리는데 재능이 있었다.
인류의 근육은 단단했고 심장은 튼튼하여 지구상의 어느 동물보다 달리기에 타고난 체력과 신체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사냥을 통해서 단련된 직립이 족 인류의 장점이었다. 마라톤과 같은 오래 달리기에서 인류보다 좋은 체력을 가진 육상동물은 없다고 한다. 달리기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오래된 인류의 DNA에서 우리 세포 곳곳에 심어져 있는 유산이다.
이러한 유사한 내용은 내가 처음 한 말이 아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증명하고 있는 연구들의 결과이다. 책으로 보아도 <운동하는 뇌>나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Born to run>, <철학자와 달리기> 같은 책들에서 증명하고 있는 논리이다.
솔직히 고백한다. 앉아서 일하는 것이 많은 나는 달리기 습관이 없다. 또한 발병이 있기에 무리하지 않게도 된다. 실제로 달리는 것은 못하지만, 다행히 걷는 습관이 있다. 날마다 걷기 운동을 위하여 스니커즈를 갈아 신는다. 걷기 운동에서 많은 것을 얻어낸다. 우리의 조상들이 먹이를 찾아 걷고 뛰었던 그 시절처럼 많은 것을 획득할 수 있다. 시야 확보를 통해서 주변을 관찰하든 것이라든지,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도 얼굴을 들고 높은 자세로 걸으면서 얻게 되는 혜택들이다.
<스니커즈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을까>의 책의 제목은 사실 스니커즈 사피엔스의 진화된 목적지를 향한 4가지의 기둥 중에 한 가지 이론이다. 이 중에서 오늘은 책 안에 실린 반려신발 이론을 얘기하고자 한다.
반려 신발이론은 오늘날 건강에 대하여 수없이 운동하자는 것과 일맥 한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운동인 걷기 연습에서 스니커즈가 우리의 반려신발이 된다. 질척거리는 빗길에서도, 모래바람이 날리는 비포장도로에서도 우리를 움직여서 이동하게 하는 반려신발 스니커즈가 있어서 우리는 오래 걷고 달릴 수 있다. 나는 스니커즈를 신으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스니커즈를 신고 걸으면서 심장이 뛰고 육감이 최대치를 발휘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반려자와 같은 스니커즈는 운동을 통해서도 인식되는 활력을 주지만, 동시에 살아있음을 직감하게 되는 행복감도 안겨준다.
<홀로 걷는 산책길에서>
기다리는 그녀가 지금은 없지만, 이 산책길을 혼자서 지키고 걷겠습니다.
그녀가 올 때까지 혼자서도 꿋꿋하게 이 길을 걸어갑니다.
다시 우리가 만나면 반드시 서로의 길에서 노력하면서 살았다고 자신 있게 선포할 수 있도록...
오늘 이 길을 산책합니다. 걷기 운동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산책이라 하면 낭만적입니다.
혼자 걷는 호젓한 산책이라고 하지만, 여름나라의 한낮의 뙤약볕 아래에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땀을 참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산책이 혼자서는 힘겨울 수 있지만,
그녀를 그리워하면서 이 길을 지켜갑니다. 산책길에 흘낏 흘낏 길과 부딪히는 신발을 쳐다봅니다.
이 세상에 가장 큰 중력과 내 몸무게를 온전히 견디고 있는 신발, 나의 스니커즈를 모른 체할 수 없었습니다.
그 길에 나의 반려신발 스니커즈가 함께 합니다. 함께 걸어주는 반려자 사람이 아니더라도, 운동화 신발이 나의 길에 함께 걸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이 지구상에 스니커즈가 탄생되어 우리 곁을 지켜준지 약 200년이 흘렀습니다. 스니커즈 사피엔스로 진화된 나를 만납니다. 지금껏 살아가는 길에 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함께 걸어주는 스니커즈가 큰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