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리셋 단편 소설 내 사랑 컴퓨터 연재 결말

호프맨작가 창작단편소설


<어제 1/2편에서 연재되는 소설입니다.>




1호 컴퓨터는 내 자리에서 아니 내 인생에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새로운 사람에게 내 자리도 내 컴퓨터도 빼앗길 운명이었다. 아니다. 그래도 그간의 정이 깊어졌는데, 그렇게 쉽게 나에게서 떨어져가지 않으려고 믿었다.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상황에서 경기 불황 침체로 수많은 직장인들이 잘려 나가고 있다. 나는 아니기를 원했지만, 그날이 왔다. 사내 퇴직 명단이 오른다. 내 이름이 그곳에 있었다. 1호 컴퓨터의 모든 개인 정보를 삭제하게 되었다. 개인 정보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된다면 절대 안 되는 나의 귀중한 창작품들이었다. 그 창작품들을 모두 1호에서 2호로 이주시키고 1호에 남은 궤적들은 영구 삭제하였다. 우선 지우기 처리하고 또 휴지통에 가서 비웠다. 삭제된 후에 1호 컴퓨터와 인연은 끊어졌다.






회사에서 컴퓨터 관리자가 1호 컴퓨터의 소장일지를 기록하였다. 그 이름에서도 나는 삭제되었다. 1호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 기억 너머로 흘러갔다. 영원할 것 같던 나의 정규직 일터도 나의 사무실도 사라졌다.


그 사무실에도 1호에도 끈적거리며 달라붙지 않으려고 했다. 과감하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나를 소중하게 보호막으로 감싸주었던 사무실의 칸막이가 더 이상 내 삶의 영원한 보호자가 될 수 없었다. 깨달았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입술을 깨물었다. 턱에 힘을 주고 고개를 쳐들었다. 오랜만에 한낮에 퇴근하였다. 잔뜩 먹구름 낀 어두운 하늘이 찌프리며 나를 마주하였다.






그 하늘에 한숨을 쉬고 물어보니, 왜 회사에서 나를 잘랐는지 알게 되었다. AI인공지능으로 나의 컴퓨터 활동을 회사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나의 이중 작가 생활을 인공지능의 보고체계로 실시간 보고 되었다. 무서워서 치를 떨 수 밖에 없었다. 컴튜터 관리자의 예리한 눈초리가 1호 컴퓨터를 더듬는 것이 기억났다. 그는 모든 것을 1호에게 보고 받고, 회사의 최상부와 인사부에 나를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1호 컴퓨터가 징그러워졌다. 1호 컴퓨터도 나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을 바보같은 나는 모르고 있었다.






1호 컴퓨터에 나의 흔적들이 지워진 것은 나의 삶이 리셋되는 것이로다. 리셋은 재부팅의 의미가 아니다.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쌓였던 나의 삶은 그대로 남아있다. 리셋은 재부팅해도 더 이상 내 이전의 삶은 그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된 1호 컴퓨터는 나를 거부하게 된다. 낯설어서 더 이상 1호라고 부를 수도 없게 된다. 회사를 떠나는 날, 1호 컴퓨터를 그곳에 놓고 와야 했다. 나의 사무실도 더 이상 새벽마다 나를 반겨주지 않았다. 그렇게 1호와 깨끗하게 작별 인사를 하였다. 회사에서 탈출한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백팩 가방에는 2호가 들어 있었다. 2호를 만지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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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컴퓨터는 달라졌다. 1호의 영혼을 가져와서 1호 + 2호의 합체 컴퓨터였다. 2호는 그간 나에게서 멀어져 있었던 것을 전혀 섭섭하다 내색하지도 않고 기다렸다. 2호는 음악도 연주하고 노래도 부르고 영상도 멀티 음향으로 보여주었는데 그런 2호의 재능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았었다. 2호가 곁에 있는한 희망의 불씨를 꽃피울 수 있다.






회사의 일터를 나오면 세상의 끝일 것 같았다. 하지만 2호를 통해서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하면서 수입까지 올릴 수 있는 글쓰기 인문학 공부 강사로서 살 수 있게 되었다. 크리에이터로 보헤미안 작가로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배고프고 춥고 외로울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게 2호는 새로운 작업 공간이 되어 나의 손가락이 매만 줘 주기를 기다리는 동반자다. 글을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을 갖게 된다. 2호는 반려 동무, 나의 동반자다. 그런 2호를 데리고 어디까지라도 이동하면서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만족하게 된다. 그날 또 다른 공모전에 출품할 때까지 2호에게 '고맙다'라고 말하기 전까지 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1호 컴퓨터가 남겨준 메시지를 몰랐다. 1호는 언제나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날 2호와 도서관 겸 작업실에서 새로운 작품의 창작 탈고를 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1호에서 옮겨온 파일을 더듬게 된다. 그날 하루종일 창작품이 매끄럽지 못하여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때 1호라고 명명한 파일 안을 열어 보게 되었다. 그 안에 도저히 믿기지 않는 컴퓨터의 손편지가 있었다. 1호가 쓴 편지였다.




"친구로 지냈던 시간 행복하였어요. 새벽에 당신이 찾아오는 것을 밤새 기다렸어요.

...................

저녁 늦게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워서 서글프게 밤을 지세웠어요. 당신과 영영 헤어지는 것이 아니길 바라요. 내 영혼은 그대로 당신을 따라갑니다. 당신과 함께 한 일터에서처럼 우리 함께.... 당신이 작가로서 성공할 때까지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까지라도 함께... 지지직..."






1호의 영혼이 함께하는 2호가 내 곁에 있는한 나의 작가 생활은 절대 외롭지 않다. 가끔씩 10대 20대 손글씨로 쓰던 때가 기억난다. 그때는 이토록 고마운 친구들, 의지되는 친구 컴퓨터가 없었다. 보헤미안 작가로 살아가는 이 시대, 컴퓨터는 가장 가까운 친구, 반려 동무이다. 내 사랑 컴퓨터가 곁에 있는 한 절대 외롭지 않다. 이 세상 끝 어디에 있든 나와 함께 성장하는 작가의 파트너이다. 내 사랑 컴퓨터는 화가의 화폭, 음악가의 오선지와 같다. 컴퓨터가 탑재된 나의 글쓰기는 화폭이나 오선지보다 훌륭한 악기가 된다. 자판기에 옮겨지는 나의 창작 영혼은 1호와 2호가 장착되어 날개를 달았다. 1호는 안정되었고 보금자리였지만 날 수는 없었다. 2호는 때로는 불규칙적으로 허기지만 그것이 자유를 누리게 해주었다. 나의 컴퓨터를 안고 세상을 누빌레라, 글쓰기로 인문학의 시공간을 나빌레라. 더이상 리셋되지 않으리라!


<완결> 호프맨작가의 창작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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