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같은 에피소드
한밤에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의 전화를 받은 것은 새벽 1시였다.
땀에 젖은 채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전화에서 울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당황이 역력하였다.
"무슨 일이야?"
"돈이 부족해."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울먹였다. 나의 가슴도 뛰었지만, 침착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세 뭉치의 돈이 있어야 한다고 착각하였다.
하지만 사실 두 뭉치였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600여만원이 빈다는 것이었다.
공금 8천여 달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지만,
그때까지 내 착오가 그릇된 계산을 아내에게 알려준 것이다.
이 돈은 회사에 입금하여야 하는 돈이었는데, 100% 틀림없이 정확한 금액이어야 했다.
무려 4천5백 달러가 계산 착오가 되었다.
아니 나의 기억에서 실종되었던 것이다.
"일단 자요. 걱정하지 말고..내일 아침에 다시 얘기해."
새벽 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아내에게 말못하고 가슴을 졸였다.
사무실을 들락거리면서 책상 서랍에서 단서를 찾으려고 하였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적셔왔지만 새벽잠이 달아나버렸다.
프로젝트 특별 사정에 따라 현찰 거래 판매 대금, 돈을 아내에게 맡긴 것은 그녀를 언제나
믿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금고보다 집의 아내 금고가 안전하였기 때문이었다.
입금날짜까지 회사 금고 책상 서랍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는 것보다
그녀의 방에 보관하는 것이 마음 편하였다.
사실 내 인생의 모든 돈관리는 아내의 몫이었다.
급여 수입에 한푼도 돈을 가외로 모으지 않았다.
급여통장부터 재산관리까지 아내의 이름으로 관리되었다.
아내에게 용돈만 타서 쓰는 것이 너무도 마음 편하였다.
아내는 알뜰살뜰하게 재산을 모았고, 관리하였다.
세상에 이렇게 검소하고 잘 쓸 줄도 아는 우리집 집사이자 CFO 아내 덕분에
가정 자금 관리는 안정되고 행복하다.
그렇기에 이번 건에 아내의 실수를 조금이라도 의심하지 않았다.
새벽에 1시간 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의 기록이 잘못되었다.
이미 송금된 금액을 기재하지 않고 아내에게 오류 정보를 준 것이 꼼꼼하지 못한 나의 결함이었다. 모두가 나의 문제였지 아내는 언제나 빈틈없이 철저하였다.
잠못들 수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다.
새벽 2시가 되어버린 시간..
"미안해.. 내가 기록이 잘못되어 전달하였네.."
그때 아내도 나를 위로하였다.
새벽에 깨어났을 때, 카톡에도 메시지가 와있던 것을 그제서야 발견하였다.
"어떻게 하든 마련해볼테니까 회사일로 걱정하지 말라"는 아내의 메시지가 와있었다.
울먹이던 아내는 1시간도 안되어 벌써 나를 걱정하고 부족한 돈을 개인적으로 메꾸겠다고 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쌓였다. 이렇게 나의 결혼생활은 아내 덕분에 무사히 왔구나.
돈을 관리하지 못하는 내가 아내 덕분에 이만큼 살아온 30년 결혼생활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아내는 나의 CFO 우리집 집사님, 언제나 등을 토닥거려주는 나의 든든한 빽이다.
꼼꼼한 아내에게 돈을 맡기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중에 하나였다.
<한밤의 소설같은 에피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