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 열린 삶 창문과 대화 성장 이야기 공감에세이 감성사진
방안에서만 놀던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창문을 처음 만나서 세상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 아이가 소년이 되자, 날마다 창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즐겼습니다.
밤이 되면 창문에 떠오르는 달과 별을 만나면서 꿈을 꾸었습니다.
그 소년이 청년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처녀를 만나게 되자 창문을 통해 그녀를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편지를 쓰면서 다시 태양이 떠오르면 창문 너머 그녀를 만나러 갈 것을 다짐합니다.
그 청년이 결혼하고 가장이 되어 일터로 나갑니다.
일터는 창문을 허용하지 않았고, 뒷목덜미에 자신을 감시하는 눈초리만 가득합니다.
일터에서 창문을 발견할 수 없었던 수 년이 흘러갑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견디면서 창문을 그리워하였습니다.
가족을 사랑하면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 청년이 중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창문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일터에서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고마운 창문이 바깥으로 펼쳐졌습니다.
숨 막히지 않게 창문이 곁에 있는 사무실이 좋습니다.
집을 떠나 일하는 사람들에게 창문은 숨을 쉬게 해줍니다.
어린 시절 그 창문을 통해서 세상과 호흡하는 것을 처음 배운 것처럼..
청년 시절 그 창문을 통해서 사랑하고 그리워한 것처럼..
뒤에 놓지 않고 옆이나 앞에 보이는 창문이 있으면 좋습니다.
늘 곁에 창문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창문이 있으면 살아가는 것을 감상하게 된답니다.
천천히 둘러보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공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창문을 통해서 혼자가 아님을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열린 창문을 곁에 두어야 합니다.
갇혀 있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누구나 언제나 기회는 주어집니다.
우리의 삶에 창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 창문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중년의 후반은 황혼을 이해하고 바라볼 만큼 더 성숙한 나이를 먹게 되겠지요.
그렇게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이 침침하게 보일 때가 오겠지요.
그래도 창문을 닫고 살지 않겠습니다.
창문에 들어오는 햇살, 싱그러운 바람,
소녀 소년들의 사랑의 랩소디,
영글지 못한 꿈들이 떠다니는 소리,
창문에서 잡아낼 수도 그려낼 수 있습니다.
나의 삶이 창문이었고, 창문과 대화하는 삶이기를 바랍니다.
죽는 순간에도 글을 통해서 나의 창문을 열어놓겠습니다.
세상 속 사람들이, 대자연이, 온 우주가 열려 있는 것을..
창문을 통해서 깨닫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 창문에 그려진 모든 그림들을 글로 옮기고 싶습니다.
30대, 40대 지난 10여 년간 창문을 닫고 살아온 것은 글쓰기를 하지 않은 세월이었습니다.
50대 문턱부터 창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블로그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과 창문 - 글쓰기를 통해서 대화할 수 있는 풍경이 좋습니다.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숨을 쉬게 되어 글을 옮겨 적게 됩니다.
50대 후반으로 가는 빛나는 이 중년이 좋습니다. 다가오는 60대 중년은 더욱 눈부실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창문을 닦고 창문을 열어가는 새벽을 맞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