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에서 벗어나기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본성 중 하나가 외로움이다. 깊고 얕음의 차이가 있을 뿐 외로움을 거부할 수 없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자신을 속여가며까지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춘다. 유행을 따르거나 커플티 맞추기 또는 팀을 꾸려 소속을 만드는 것 모두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다. 어쩔 수 없는 본성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외로움을 싫어한다. '미움보다 나쁜 것이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악플보다 서러운 것이 무플이다.
사색(思索)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이다. 말 그대로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럴만한 시간과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약 12,000여 개의 광고를 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광고라고 보면 된다. 이런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으니 사색은커녕 무언가에 집중하기조차 어렵다.
혼자 있을 때는 어떨까? 조금 나아질 것 같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의 검색과 SNS에 몰두한다. 아니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다. 계속해서 우리는 5감을 통해 입력을 받고 있다. 그러면 뇌는 그것에 집중하여 생각이란 것을 하지 못한다.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는 모습이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내가 그렇게 한다면 책의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정보를 받을 경우 뇌는 깊은 사고보다는 휘발성의 얕은 생각만 하게 된다.
바야흐로 요란한 시대이다. 우리의 눈과 귀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쫓는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럴수록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고 뇌는 퇴화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생각할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혼자서 되뇌고, 고뇌하는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는 동안 나의 생각이 만들어진다. 갑자기 적막한 곳에 혼자 있으려니 괴로울 수 있지만 이러한 훈련이 생각하는 힘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