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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Jul 22. 2016

선택은 불안을 부추긴다.

선택은 불안을 부추긴다.


자본주의가 도래하면서 개인에게는 선택과 자유를 허용했지만 동시에 실패와 리스크라는 불안감을 함께 안겨주었다. 회사에서 부장님이 직원들 먹을 아이스크림을 알아서 사오라 하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잘못 골랐다가는 직원들 맘에 들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고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후회하지 않을 메뉴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만약 아이스크림이든 점심 메뉴이든 선택지가 하나였다면 불만은 있을지언정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선택에 대한 불안을 안고사는데 인생에 있어 커다란 선택에 대한 불안감은 얼마나 클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불안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미래에 대한 불안


주변에 지적 열망이 높은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격증 시험, 외국어 공부, 책 읽기와 같은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한다. 퇴근하면 녹초가 되어 TV를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쉴 법도 한데 1분 1초를 아까워하며 자기계발하는 사람을 보면 혀가 저절로 내둘러진다. 


그들은 정말 지적 열망 때문에 하는 것일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불안'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지금의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다. 사회를 비판하기보다는 점점 내 자신을 비판하는데 집중한다.


우리는 선택에 있어 늘 불안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들여 결정한다. 그리고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누군가 말해주길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남들에게 묻고 인터넷에서 리뷰를 뒤적거린다. 


혹여나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점을 보러 가는 등의 사주나 미신까지 찾아간다. 어떻게 해서든 원하는 답이 나오면 그제야 안도를 한다.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 나오는 행동이다.


선택의 주도권


선택의 결과가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는 서적이나 멘토에게 혹하거나 미디어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따라간다. 선택에 대해서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집단에 순종한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후회하거나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유명한 브랜드 '피에르 가르뎅' 이야기를 아는가? 이탈리아의 한 청년은 고민이 될 때마다 동전 던지기를 했다. 파리의 적십자사로 전근을 가느냐 디자이너 가게에서 일을 하느냐라는 인생에 있어 중요한 직업 선택에서도 동전을 던졌다. 


그는 앞면이 나오면 디자이너, 뒷면이 나오면 적십자사로 가기로 했는데 앞면이 나와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 패션 쪽에서 인정을 받아 유명한 브랜드 '디올'에서 일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디올 회장이 죽게 되자 후계자로 지명받았다. 거기서 그는 또 동전을 던진다. 


디올의 후계자가 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브랜드를 창설하느냐.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라 후자를 선택하였고 탄생한 것이 피에르 가르뎅이다.


한 기자가 그에게 말했다.

"운이 정말 좋으시네요. 동전이 잘 던져져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는 말했다.

"동전 던지기가 좋은 선택을 하게 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선택이든 일단 결정한 후엔 믿음을 갖고 밀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믿음


아무리 고민하고 완벽한 선택을 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과연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선택 후의 믿음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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