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겉옷

겨울 아우터로 배운 것.

by 호피

아침에 비가 오니 코트는 손이가지 않았다. 그래서 레더자켓을 꺼내들었다. 얇고 가볍지만 안에 퀄팅안감이 덧데어져 있어서 초겨울까진 거뜬할것같다. 든든하다. 그리고 어제 배송 온 가죽 장갑. 가장 좋아하는 첼시부츠 새로산 도트 장우산 그것들이 발걸음을 경쾌하게 카페로 이끈다.


나는 물건에 종속되어 있다 그래서 삶이 복잡해질때가 종종 있다. 동시에 잘못된 소비로 부터 깨달음도 많이 얻었다. 실용적인 삶의 자세를 배웠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가볍고 실용적인 옷을 찾게된다. 그 외의것은 추후에 고려해볼만한 요소다.


좋은옷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는 여정에 있다. 20살때 처음 산 롱코트를 통해서 무거운 코트는 폭력이라는 것을 배웠다. 아빠한테 겨우 받아낸 용돈으로 구매한 10만원짜리 카키색 롱코트가 옷수거함으로 들어갈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좋은옷과 나쁜옷의 차이는 옷장에 남겨지는 기간에 따라 판단된다. 아직도 제대로 된 코트한벌을 입어본적이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가볍고 아주 따사로우며 내게 잘 어울리는 드림 코트는 어디에 있을까.


갈수록 비싸지는 옷값은 겨울을 두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내게 주어진 예산내에서 최적의 선택을 통해 해가 거듭할수록 옷에대한 안목이 생긴다. 변화하는 가치관을 인식한다. 찰나의 판단으로 겨울의 분위기가 좌우된다. 그렇게나 겨울 아우터는 중요하다. 옷은 별게 아니다 그러면서도 전부일때가 얼마나 많은지 삶을 통해서 배울수 있었다. 나는 절대 모피코트를 포기하지 못하는부류의 사람이다. 돈을 모으기위해서 롱패딩 하나로 거뜬하게 겨울을 나는 언니를 보면서 언니의 단순함을 열망한다. 부드러운, 좋은 소재의 아우터를 고르기위해 혈안인 나와 언니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아직도 나는 현실파악을 하지 못하는 걸까.


섬세한 차이를 사랑한다. 겉뿐만아니라 내면까지 섬세함으로 가득채우고 싶다. 관계에 있어 뭉툭하고 커다란 줄기 외에 주변부를 살펴야 상대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영원히 알지 못할 대상과 나의 관계는 그저 내가 스스로 창조해내는 수밖에 없는것 같다. 과거의 옷이 삶의 문제를 곪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나는 더이상 입지 않는 옷, 사랑하지 못하는 옷은 정리한다. 그리고 그 빈틈을 새로운 것들로 채운다. 그렇게 이별과 새로운 받아들임에 익숙해져간다. 나는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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