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밥을 어떻게 드시나요? 복스럽게 드시는 편인가요?
저는 밥을 참 좋아하고, 맛있게 잘 먹는다고 생각을 하는데 주변 사람들도 저에게 “넌 진짜 맛있게 잘 먹는다. 옆에서 보면 괜히 나도 더 먹고 싶어 져.”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부터 유독 식사 시간이 즐거웠고 무언가를 먹을 땐 눈앞의 음식에만 몰입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맛있게 먹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식욕이 좋은 걸까? 아니면 그 너머에 뭔가 더 있는 걸까?’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하루 세 번, 매일 밥을 먹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그 밥 한 끼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이 밥을 '먹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핸드폰을 보면서, TV를 틀어놓고, 심지어는 공부나 일을 하면서 밥을 먹는 경우도 많죠. 누군가는 이걸 ‘시간 절약’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게 집중력과 몰입력을 서서히 갉아먹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에 집중력에 대해 꽤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한때는 시간 관리 앱도 써보고, ‘딥워크(Deep Work)’라는 개념까지 공부하며 몰입력에 대한 훈련을 해보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어떤 도구보다 저에게 몰입을 훈련시켜 준 건 바로 ‘식사’였어요.
좀 뜬금없게 들릴 수 있지만 밥을 먹는 태도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현재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사실 몰입이라는 건 멀리 있는 게 아니에요. 지금 눈앞의 음식 한 점에 집중하는 습관, 그게 바로 몰입의 시작입니다. 밥 먹을 때 휴대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씹고, 음식의 맛을 느끼고, “이 반찬은 간이 딱 맞네” 하며 스스로의 감각을 믿는 그 순간. 그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현재에 머무는 훈련입니다.
우리는 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죠. “앞으로 뭐 해 먹고살지?”, “이번 프로젝트는 잘 될까?”, “시험은 붙을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 때문에 마음이 늘 분주하고 지금 이 순간을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늘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에요.
밥 한 끼조차 온전히 즐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특히 수험생이나 직장인들 중엔 ‘밥 먹으면서 공부한다’, ‘일하면서 식사도 해결한다’는 식으로 시간을 쪼개 쓰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그런 시기를 거쳐봤기에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밥 먹으면서 공부하면 공부도 잘 안 되고 밥도 맛없어요.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둘 다 놓치는 셈이죠.
예전에 저도 수험생일 때 그런 식으로 식사를 때우곤 했는데요, 나중엔 몸도 지치고 머리도 맑지 않아서 결국 집중력은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 되더라고요. 밥 한 끼라도 집중해서 먹는 게 결국 그 이후의 공부나 일까지도 훨씬 효율적으로 만듭니다. 사람들은 ‘복스럽게 먹는다’는 말을 단순히 체격이 크다거나 식욕이 왕성하다는 뜻으로 오해하곤 할 수 있지만 그 말의 본질은 그런 게 아닙니다. 진짜 복스럽게 먹는 사람은 감사히, 맛있게, 기쁘게 먹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게 가능하려면 지금 이 한 끼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하죠.
복스럽게 먹는다는 건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예요.
밥 한 끼를 그냥 넘기는 게 아니라, 입 안에 들어오는 맛을 느끼고, 내가 살아있음을 인식하고, 함께 먹는 사람과의 대화를 즐기는 시간.
그 시간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우리 뇌와 마음에 ‘몰입의 루틴’을 만들어줍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 자기 일에 몰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식사할 때도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더라고요. 음식 칭찬도 잘하고 맛있게 먹는 사람 옆에 있으면 분위기도 좋아지잖아요?
그건 단순한 식성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순간이에요.
물론 처음부터 밥 한 끼에 100% 몰입하기란 쉽지 않아요. 특히나 휴대폰이 손에 익은 세상에선 더 그렇죠.
하지만 저는 하루에 단 10분, 점심 한 끼라도 “오늘은 진짜 맛있게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밥을 먹어보길 권하고 싶어요.
그 10분이 여러분의 집중력을 바꾸고 삶을 더 ‘지금 이 순간’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오늘 저녁, 혹은 내일 아침.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고, 음식의 향과 색을 한번 더 바라보며,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