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요즘 꾸준히 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나요?
아마 대부분은 한참을 고민하다가도 뾰족하게 떠오르는 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릴 땐 별생각 없이 ‘꾸준함이 미덕이다’, ‘끈기가 성공의 열쇠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꾸준함은 ‘특별히 의지가 강한 사람’의 영역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버텨”
단순하고 평범한 말 같지만 이상하게도 이 문장은 그때 제 상황에 콕 박히듯 들어왔습니다. 회사에서의 입지, 미래에 대한 불안,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방향을 못 잡겠는 막막함… 그 모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준 말이었어요.
그날 이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늘도 해보자는 10분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지만 놀랍게도 며칠 지나자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침의 10분이 저에게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줬던 겁니다.
우리는 흔히 ‘버틴다’는 말을 참는 걸로 오해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상태를 떠올리죠. 그런데 제가 직접 느낀 ‘버팀’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버틴다는 건 가만히 있되 내 속에서 무언가를 조용히 움직이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엔 멈춘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아주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태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거창하게 받아들입니다. 5시 기상, 하루 한 권 책 읽기, 매일 러닝 10km 같은 극단적인 루틴을 떠올리죠. 물론 대단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그렇게는 못 합니다. 저 역시 그런 루틴을 시도했지만 모두 1주를 못 넘겼습니다.
그제야 꾸준함은 위대한 습관이 아니라 ‘쉬운 습관’이어야 유지된다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저에게 맞는 가장 쉬운 루틴을 찾았습니다. 하루 10쪽 책 읽기, 자려고 누우면 3가지 감사한 일 생각하기, 5분만이라도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멍때리기. 이게 뭐 대단한가 싶지만 이걸 100일 넘게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내가 조금 단단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반복의 힘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드러납니다. 저는 우연히 친구와 대화를 하다 문득 책에서 읽은 문장을 인용하며 조언을 건넨 적이 있어요. 평소 같으면 그냥 “잘 될 거야” 정도로 넘겼을 텐데 그날은 “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거야. 나도 그랬어. 그런데 그 흔들림 속에서도 너 자신을 계속 바라볼 수 있으면 그게 진짜 버티는 거야”라는 말을 했더라고요. 이렇듯 반복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지금 너무 불안하거나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재우는 시간이에요.”
즉각적인 성과가 없어도 괜찮아요. 씨앗도 뿌리고 바로 싹이 트지 않잖아요. 자라고 있다는 증거는 겉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포기하지 않고 작지만 반복되는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버틴다는 건 ‘무기력하게 참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고 반복은 결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쉬운 루틴이면 충분합니다. 이게 바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에요. 의지가 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작고 쉬운 루틴’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저는 지금도 매일 같은 시간에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책을 읽습니다. 그 시간은 짧지만 제가 제 삶을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아주 소중한 순간이에요. 반복의 힘은 그 자체로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결국엔 내가 바라는 삶의 방향으로 나를 데려다줍니다.
혹시 오늘이 좀 버거우셨다면 내일 아침에는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오늘도 해보자.”
정말 작은 시작이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