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면...

by 오동근

저는 운동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땀이 나는 활동을 피했고 헬스장 등록은 여러 번 했지만 제대로 다닌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상 앞에 앉으면 금방 졸음이 쏟아지고 읽던 책은 중간에 덮기 일쑤였습니다. 저 스스로도 “나는 원래 이런 거 안 맞아”라는 식으로 정당화하며 넘겨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침마다 간단한 운동을 하고 주말마다 책 한 권을 읽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기 없이 그냥 어느 날부터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이 변화를 ‘초월’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초월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철학적이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제가 말하는 초월은 거창한 수행의 결과가 아니라 단순한 반복과 익숙함을 통해 어느새 ‘힘든 걸 좋아하게 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처음에는 하기 싫고 어렵고 재미없게 느껴졌던 일이 반복을 통해 낯설지 않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그것 없이는 허전해지는 경지에 이르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초월입니다.


하기 싫던 일을 반복했던 경험들을 통해 저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하다 보면 좋아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부분 중 하나가 ‘재미가 생겨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작하고 반복하다 보면 재미가 생긴다’는 순서가 더 맞습니다. 처음부터 재미있는 일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불편하고 어색한 단계를 거쳐야만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에서 편안함과 재미가 시작됩니다.


저희 가족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TV를 보지 않기로 다짐하고는 없애버렸습니다. 처음 며칠은 어색하고 허전했지만 그 시간에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TV 없이 지낸 지 3년이 넘었고 지금은 아예 TV가 없던 삶이 익숙해졌습니다. TV를 초월한 셈입니다. 안 보려고 노력해서 안 본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안 보다 보니 어느 순간 존재 자체가 의미 없어졌습니다. 이는 휴대폰 사용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자꾸 들여다보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점점 덜 보게 되고 그 빈자리를 다른 활동이 채우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변화가 거창한 각오나 큰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해보자’라는 아주 작고 소박한 반복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초월은 결국 꾸준함의 선물입니다. 매일 10분만 해보자고 마음먹고 그걸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경험 아마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것입니다.


요즘 SNS나 자기 계발 콘텐츠에서는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큰 결심과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고, 하루에 세 시간씩 책을 읽고,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단한 실행력이 아니라 작더라도 끊임없이 반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하루 10분의 독서, 가벼운 스트레칭 한 세트, 휴대폰을 30분 덜 보는 습관이야말로 진짜 삶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독서와 운동을 싫어했던 제가 지금은 그 두 가지를 가장 기다리는 시간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사실이 저 자신에게도 놀랍습니다. 물론 여전히 귀찮을 때가 있지만 그 불편함을 넘고 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아니까 오늘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반복이 쌓이면 어느 순간 초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같은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꼭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오늘 단 10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라도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10분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익숙해질 것이고 익숙해지면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하기 싫던 것을 좋아하게 된 ‘초월’의 상태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2025년 하반기 우리 함께 작은 반복을 통해 초월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요. 독서와 운동 그리고 삶을 정돈하는 사소한 선택들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조금씩 초월해 가는 시간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초월하면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