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협업, 팀워크, 네트워크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함께하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죠. 저는 그 경계를 꽤 늦게서야 알게 됐습니다.
예전의 저는 누군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결정을 앞두고는 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들었고 그 의견이 제 생각과 달라도 굳이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점점 귀찮아졌습니다. 판단하지 않아도 되니 편했죠. 그런데 편안함은 생각보다 빠르게 사람을 무디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함께하던 환경이 갑자기 바뀌었을 때 당황했습니다. 더 이상 의지할 대상이 없자, 사소한 결정 하나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제야 무리에 속해 있는 동안 나는 성장하고 있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온도가 비슷한 곳에서 그저 주변에 맞춰 식어가고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저는 의식적으로 홀로서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몇 페이지라도 책을 읽고, 그날 느낀 생각을 짧게라도 글로 남겼습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괜찮았고 잘 쓸 필요도 없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홀로 선다는 말을 들으면 고독하고 외로운 이미지를 떠 올지만 그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홀로 선다는 건 혼자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혼자여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갖는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걸 알기 전까지 늘 누군가의 선택에 기대 살았습니다. 하지만 기준이 생기자 신기하게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편안해졌습니다. 기대지 않으니 집착도 줄었고 제 몫의 책임을 제가 지게 되니 오히려 존중받는 순간도 늘어났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완벽하게 홀로 서 있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럴 때마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선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게 던지면서요. 그 질문 하나가 삶을 생각보다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결국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는 아무도 대신 결정해주지 않습니다. 함께했던 사람도, 의지했던 환경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그때 남는 건 오직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뿐입니다.
홀로서기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금 무리 안에 있을 때, 편안할 때, 오히려 더 연습해야 하는 태도입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내려보는 것. 그 사소한 반복이 언젠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의 선택에 기대어 마음을 놓고 있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이 선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하려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미 조금씩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설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사람. 저는 이제 그런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이미 그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