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 가볍게 던진 한마디에 괜히 하루 기분이 상하거나 반대로 별것 아닌 말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던 경험 있으신가요? 같은 말인데도 왜 어떤 말은 오래 남고 어떤 태도는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까요?
얼마 전, 인기 프로그램을 보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과나 순위보다 사람들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건, 결국 실력보다도 그 사람이 보여준 태도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삶에서도 똑같은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잘난 사람보다 함께 있으면 편안했던 사람 능력보다도 말 한마디가 따뜻했던 사람.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는 얼굴들은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태도가 좋다는 의미를 무조건 참아주고 맞장구만 치고 자기 의견을 숨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태도가 아니라 자기 검열에 가깝습니다. 좋은 태도란 내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배려입니다. ‘근데’ 대신 ‘그리고’를 선택하는 건 상대를 이기기 위한 말싸움을 내려놓고 관계를 선택하는 작은 결단입니다.
저도 여전히 실수합니다. 피곤한 날에는 무심한 말투가 튀어나오고 마음이 조급할 때는 상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의견부터 꺼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순간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 지금 내 태도가 먼저 나가고 있구나.” 그렇게 한 박자 멈추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확실히 관계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태도는 단기간에 바뀌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성격이 달라지는 일도 없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서라며 포기해 버립니다. 하지만 태도는 성격이 아니라 습관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습관은 의식적인 반복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말을 꺼내기 전 잠깐 멈추는 것, 상대의 말을 한 번 더 받아주는 것, 그 작은 선택들이 쌓여 어느 순간 나를 설명하는 태도가 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존경해 왔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태도가 단단했습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중심이 느껴졌고 자기주장을 하면서도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점은 항상 관계 이후의 나를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 이 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 태도가 나와 이 사람을 어디로 데려갈지를 자연스럽게 고려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어떤 태도가 나를 성장시키고, 어떤 태도가 나를 고립시키는지 말이죠. 다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잊어버릴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 나는 어떤 태도로 기억될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말과 행동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태도는 결국 선택입니다. 순간의 감정에 맡길 수도 있고 관계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의 말 앞에서 ‘근데’가 입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이 있다면 살짝 멈춰서 ‘그리고’를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그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깊게 남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사람은 말보다 태도로 기억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