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다르게 살아보자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하루가 끝나면 “내일은 꼭…”이라는 말만 남는 반복. 그런 날들이 쌓이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됐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삶은 왜 그대로일까.
그 질문의 실마리를 저는 어느 날 우연히 들은 한 문장에서 찾았습니다. “잘 훔쳐야 한다.” 처음엔 이 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훔친다는 표현 자체가 부정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기서 말하는 훔침은 남의 것을 빼앗는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삶의 태도, 관, 사고방식을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에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좋은 말, 명언, 고전을 접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말이네.” 그리고 거기서 끝입니다. 듣고 읽고 감탄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말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나는 그 문장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묻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들어도 삶이 달라지지 않는 거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통찰이 깊어질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읽는 양이 아니, 붙잡고 생각하는 깊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문장을 읽고 나서 “이 말이 지금 내 삶에선 무슨 뜻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하면서부터 ‘잘 훔치는’ 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배움은 잘되는 사람에게서만 얻을 수 얘기하지만 저는 오히려 잘 안 되는 사람 실패한 사례에서도 훔칠 게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 장사가 잘 안 되는 가게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여긴 왜 이럴까”라는 판단부터 들었죠.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바꾸니 보이더군요. 동선, 표정, 말투,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왜 중요한지. 비판으로 끝냈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겠지만 관찰하고 생각하니 제 삶에 적용할 재료가 생겼습니다.
세상이 힘든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엔 위로처럼 들렸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사실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날은 버겁고 어떤 날은 견딜 만합니다. 차이는 상황이 아니라 해석이었습니다. 도를 조금씩 훔쳐온 사람들은 이 해석의 방향이 다릅니다. 그래서 세상이 똑같아도 덜 흔들리고 덜 조급해 보입니다.
긍정적으로 산다는 건 현실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짜 긍정은 현실을 직시한 뒤에도 무너지지 않는 힘에 가깝습니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주문을 외우는 게 아니라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건 뭘까”를 묻는 태도입니다. 이 질문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저는 요즘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돌아봅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훔쳤을까. 누군가의 말 한마디, 책 속의 문장, 지나가는 장면 하나라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었다면 그날은 헛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그렇게 훔친 것들이 쌓이니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불평으로 보이던 것들이 재료가 되고 좌절로 느껴지던 순간들이 힌트가 되었습니다.
결국 삶을 바꾸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관점입니다. 도를 깨닫는다는 건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같은 삶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하나만 훔쳐보세요. 생각 하나 태도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여러분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조용하지만 꽤 오래 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