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삶을 선택하는 용기

by 오동근

우리는 흔히 목표를 많이 세우는 것이 의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일 때가 많습니다. 목표가 많아질수록 에너지는 분산되고 결국 아무것도 깊이 있게 해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소진해 버립니다. 읽어야 할 책, 써야 할 글, 배우고 싶은 공부, 관리해야 할 인간관계까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붙잡고 있었지만 정작 밤이 되면 “오늘 나는 뭘 했지?”라는 허무함만 남았습니다.


변화의 계기는 의외로 “지금 이 시기의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건 하나뿐이라면 뭘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생각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답은 명확했습니다. 글을 쓰는 일. 그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정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른 목표를 욕심내지 않고 모두 글 쓰는 일을 돕는 일로만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은 목표를 하나로 줄이면 삶이 단조로워지고 기회가 줄어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목표가 단순해질수록 하루의 선택이 쉬워지고 집중력은 놀랍도록 높아집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데 쓰이던 에너지가 실행과 몰입으로 그대로 옮겨갑니다. 저는 그때부터 하루가 덜 복잡해졌고 이상하게도 스트레스도 줄어들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줄어서가 아니라 ‘지금 안 해도 되는 일’을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또 하나 느낀 점은 글 역시 삶과 닮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잘 정리된 글은 길고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핵심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글입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말하려는지 스스로 명확하지 않으면 글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핵심이 흐릿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계획과 목표로 그것을 가리려 합니다. 바쁘다는 말로 열심히 산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죠.


그래서 저는 요즘 종종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내년을 한 단어로 말해달라”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떤 단어를 고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 앞에서 막막해합니다. 한 단어로는 인생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죠. 하지만 그 한 단어는 인생을 축소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방향을 잡으라는 신호입니다. 북극성이 하나일 때 길을 잃지 않듯 인생에도 그런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혹시 지금도 해야 할 일 목록이 너무 길어 숨이 막히시나요? 그렇다면 한 번쯤 용기를 내어 지워보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지금 이 시기의 나를 관통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연말을 보내는 마음, 다가오는 1월의 태도 그리고 앞으로의 한 해를 이끌 한 단어. 그 단어 하나가 정해지면 이상하게도 삶은 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삶은 결코 쉬운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하기에 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집중의 힘이 있고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 애쓰는 대신 하나를 제대로 붙잡아보는 것. 저는 그 선택이 삶을 훨씬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면 이렇게 마무리해 보세요. “나는 지금 무엇에 집중하면 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여러분의 삶을 심플하게 만들어줄 시작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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