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메일함에는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 있고 일정표에는 약속이 빽빽합니다. 하루를 무사히 넘기면 스스로에게 작은 합격점을 주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은 늘 불안합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앞으로 나아간 느낌은 들지 않을까요?
시험을 준비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누군가가 내준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데 우리는 익숙합니다. 잘 해내면 칭찬을 받았고 실패하면 다시 더 열심히 풀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언제 내 문제를 만들어 본 적이 있지?”
우리는 어릴 때부터 문제를 푸는 훈련을 받습니다. 교과서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고 사회에 나와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어진 목표, 정해진 기준,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서 최적의 답을 찾는 사람을 ‘유능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문제를 잘 푸는 것이 곧 좋은 인생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잘 푸는 능력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생동감 있었던 순간들은 주어진 문제를 풀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건 왜 이렇게 돌아가야 하지?”, “이 방식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졌을 때였습니다. 그 질문은 당장 정답이 없었고 오히려 주변에서는 “굳이 그런 생각까지 할 필요 있냐”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했지만 그 질문 덕분에 저는 기존의 길이 아닌 조금은 불편하고 낯선 방향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문제를 만드는 일을 불필요한 고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바쁜데 왜 스스로 짐을 늘리느냐는 거죠. 하지만 문제를 만들지 않는 삶은 결국 누군가의 문제를 평생 해결해 주는 역할에 머물게 됩니다. 반대로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세상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일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미미해 보이지만 그 파문은 결국 사람과 흐름을 움직입니다.
저는 독서를 하면서 이 사실을 더 또렷하게 느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모두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책은 분명히 사람 안에 질문을 남깁니다. 중요한 건 책 속의 답을 외우는 게 아니라 그 답을 읽고 “그럼 나는?”이라는 질문이 떠오르느냐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도 요약하고 정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밑줄을 긋는 대신 마음에 걸리는 문장 옆에 질문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현실에서도 가능한가?”, “나라면 이 선택을 할까?” 이런 질문들이 쌓이자 이상하게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주어진 상황에만 반응하지 않고 내가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게 된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아마 성실하게 문제를 해결해 온 사람일 겁니다. 그 자체로 충분히 잘해왔습니다. 다만 이제는 한 가지를 더해보면 어떨까요.
“이 상황에서 내가 새롭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뭘까?”라고 말입니다.
문제를 만든다는 건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일상의 작은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는 태도이고 당연하게 여겨온 흐름에 잠깐 멈춰 서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누군가는 그 질문 덕분에 방향을 바꾸고 누군가는 새로운 선택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평생 문제를 풀며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문제를 만들어보는 삶을 선택해도 괜찮습니다. 그 순간부터 인생은 시험지가 아니라 스스로 써 내려가는 질문 노트가 됩니다.
내일 아침, 해야 할 일을 떠올리기 전에 이렇게 한 번만 물어보세요.
“오늘 나는 어떤 문제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