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AI 시대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데이터, 알고리즘 같은 단어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핵심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는 AI가 전부다”, “사람은 점점 쓸모없어질 거다”라고 말합니다. 생산성, 효율성, 자동화 같은 단어에 압도되면서 인간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는 불안이 커지는 탓이겠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만큼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는 걸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삶도 늘 어떤 ‘에너지’에 의해 움직여 왔습니다. 돈이 많아서,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말 한마디, 글 한 줄, 경험 하나가 저를 움직이게 했기 때문입니다. 책 한 권을 읽고 생활 습관이 바뀌었고, 강연 하나를 듣고 진로를 다시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그게 바로 에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힘 말입니다.
“에너지가 없다”는 말을 하면 대개는 쉬어야 한다거나 비타민을 챙기라는 조언이 돌아옵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에너지는 조금 다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 누군가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힘입니다. 이 에너지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몰입하는지를 오랫동안 스스로 들여다본 사람에게 서서히 쌓입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그걸 느낍니다. 처음부터 누군가를 움직이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냥 정리하지 않으면 흩어질 것 같은 생각들을 붙잡아 두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글 덕분에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는 댓글을 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이게 바로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구나.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누군가의 하루의 방향 정도는 바꿀 수 있는 힘 말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로봇과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감정, 공감, 동기, 의미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무엇을 만들어 팔아야 할까”에만 집착합니다. 물론 생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에너지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면 돈과 일은 오히려 그 뒤를 따라옵니다.
저는 요즘 하루를 시작할 때 이 질문을 조용히 되뇌어 봅니다. 오늘 내가 쓰는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에너지를 줄 수 있을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답하는 것만으로도 방향은 조금씩 잡힙니다. 그렇게 쌓인 에너지는 언젠가 반드시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억지로 밀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기술과 경쟁하라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내 안에 이미 존재하는 에너지를 발견하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이미 독서하고, 생각하고, 경험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쓸모없는 고민’이라며 스스로 무시해 왔을 뿐입니다. 이제는 관점을 조금 바꿔보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가 아니라 이미 가진 것으로 무엇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묻는 쪽으로 말입니다.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