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은 굴복이 아니다

by 오동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켜는 습관,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실 겁니다. 알람을 끄고 나서 무심코 넘기는 영상 하나, 그날의 기분을 은근히 좌우할 때가 있죠. 며칠 전 아침, 저는 ‘적응은 굴복이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적응이라는 말은 언제부터인가 제게 ‘어쩔 수 없음’이나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새로운 환경이나 변화 앞에서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며 한 발 물러난 적 분명 한 번쯤은 있지 않으셨나요.


요즘 제 일상을 돌아보면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업무 방식도 바뀌고 사람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속도도 달라졌고 AI 같은 기술은 어느새 일상의 한가운데로 들어와 있죠. 그럼에도 저는 종종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 괜찮아”, “굳이 지금 배울 필요는 없잖아.” 그럴듯해 보이지만 돌이켜보면 꽤 편리한 변명이었습니다. 배우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만들어주니까요.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적응과 굴복을 혼동하지 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을 자존심의 문제로 착각합니다. 마치 기존의 나를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적응은 나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한 선택에 가깝습니다.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같은 방식만 고집한다면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한동안 “나는 이런 방식이 더 잘 맞아”라는 말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익숙한 방식으로 일하고 익숙한 생각 안에서만 움직이니 마음은 편했지만 성장은 더뎠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게 정말 나다운 선택일까 아니면 변화를 피하고 싶은 마음일까?’ 그 질문 하나가 제 태도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배우는 과정이 번거롭고 낯설어도 그 안에서 내가 확장되고 있다는 감각은 분명히 존재했거든요.


저는 요즘 ‘적응한다’는 말을 이렇게 다시 정의해보고 있습니다. 적응은 배운다는 것이고 배우겠다는 태도는 결국 나를 존중하는 일이라고요. 모든 변화를 다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배우기를 거부하지는 말자고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느리면 천천히 가도 괜찮으니까요. 중요한 건 멈춰 서서 변명만 늘어놓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 “지금 와서?”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 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적응은 시대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변화 속에서 나만의 자리를 다시 찾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변화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조금 느리게. 중요한 건 그 방향이 멈춰 있지 않다는 사실 아닐까요. 오늘 아침에 들은 한 문장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아 이렇게 글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적응은 굴복이 아니다.” 이 문장을 저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지금 변화 앞에서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말이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적응은 생각보다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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