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운동은 시작하기가 어려울까요? 분명 몸을 움직이고 나면 기분도 한결 가벼워지고 하루의 흐름도 달라진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막상 문을 나서기까지는 늘 작은 망설임이 생깁니다.
저는 운동을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힘든 일이라고 여겨왔습니다. 이미 하루가 바쁘고 피곤한데 거기에 또 하나의 고통을 더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지 못한 날에는 스스로에게 은근한 실망감이 따라왔고 한 번 흐름이 깨지면 다시 시작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동안 치열함이란 늘 무언가를 극단적으로 몰아붙이는 삶이라고만 생각했고 매일 치열하게 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느슨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저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물론 쉼은 분명 필요합니다만 그 쉼이 어느 순간부터 ‘회복’이 아니라 ‘정지’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보며 쉬었는데도 몸은 개운하지 않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지치곤 했습니다.
자연을 떠올려 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식물은 매일 햇빛을 향해 몸을 뻗고, 동물은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그들에게 그 과정은 특별히 치열한 투쟁이 아니라 그저 삶 그 자체입니다. 인간만 유독 그 에너지를 억누른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이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도 평소의 삶이 지나치게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최근 저는 하루의 밀도를 조금씩 높여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으며, 독서와 운동을 일정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쉽지 않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분명한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삶 전체의 에너지가 올라가니 운동이 ‘유난히 힘든 일’이 아니라 하루의 흐름을 정리해 주는 시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운동하러 가는 길이 부담스러웠다면 이제는 오히려 머리를 맑게 하는 과정처럼 받아들여질 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을 쉽게 하는 방법을 찾으십니다. 더 좋은 장비, 더 효율적인 루틴, 더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 프로그램 말입니다. 물론 그런 방법들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진짜 핵심은 조금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운동을 쉽게 만들기 위해 애쓰기보다 삶의 기본 난이도를 조금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운동은 덜 힘들게 느껴집니다. 이는 의지를 억지로 쥐어짜 내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문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함은 고생이 아니라 생동감이라는 점입니다. 살아 있다는 감각은 지나친 편안함 속이 아니라 약간의 긴장과 도전 속에서 더 또렷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운동을 쉽게 느끼고 싶다면 운동 그 자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 하루 전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혹시 너무 느슨해져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멈춰 서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오늘도 운동화를 신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운동이 힘든 것이 아니라 혹시 제가 저 자신을 너무 편하게만 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몸을 움직일 이유는 충분해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