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는 용기

by 오동근

며칠 전 아침, “한 발 두 발 내디디면 발자국은 어느 곳이든 길이 된다”는 시를 읽었습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묘하게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길이라는 건 원래 누군가 만들어 놓은 걸 따라가는 게 아니라 누군가 처음 밟았기 때문에 생기는 거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이 그제야 와닿았거든요. 우리는 흔히 길이 없어서 못 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처음 가는 게 무서워서 멈춰 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을 대단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도 처음엔 두렵고 불안했을 겁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발을 내디뎠을 뿐이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새 길을 간다는 건 거창한 결단이나 엄청난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새 길은 아주 사소한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늘 하던 방식 대신 한 번 다른 선택을 해보는 것, 남들이 정해준 답 말고 내 방식으로 풀어보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요즘 저는 일부러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남들이 해보지 않은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꼭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은 내려놓고요. 오늘은 이 방향으로 한 걸음, 내일은 또 한 걸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제 발자국을 보고 “이쪽으로 가도 되네” 하고 따라올 수도 있겠죠. 그게 꼭 돈이 되지 않아도, 화려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내 삶에서는 분명히 의미 있는 길이 될 테니까요.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실패가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역사는 언제나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닦여 있는 길은 편하지만 그 길 위에서는 나만의 이야기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느리더라도 내가 직접 만든 길 위를 걷는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큰 힘을 줍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 조심스럽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한 발짝만 옆으로 내디뎌본다면 어떤 길이 생길 것 같나요. 어쩌면 아직은 풀만 무성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길은 처음부터 보이지 않으니까요. 계속 걷다 보면 분명히 생깁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어제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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